[점프볼=이천/홍성한 기자] "내가 내 플레이를 봐도 절대 1군에 올라갈 수 없는 실력이다. 뛸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다." 냉정했던 '제주 소년'이었다.
상명대 출신의 신인 대구 한국가스공사 권순우(187cm, G)는 프로에서 흔치 않은 제주도 출신이다. 현역으로만 보면 안양 정관장 소속으로 공익 근무하고 있는 김세창까지 단 둘뿐이다.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가스공사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순탄치 않은 프로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D리그 기록도 10경기에서 평균 24분 19초를 뛰며 4.1점 2.7리바운드 2.3어시스트다.
성장하는 과정. 그럼에도 권순우는 자신에게 대단히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19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4-2025 KBL D리그 부산 KCC와 경기 종료 후 만난 그는 "최근에 부진해 팀에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매 경기 반성하면서 경기를 치른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많이 어렵다. 아무리 D리그라고 해도 잘하는 형들 사이에서 하는 거다. 그렇기에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보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인으로서 가장 기다리는 순간은 역시 정규리그 데뷔다. 모두가 이 순간 하나를 보며 달린다. 그렇지만 권순우는 본인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아직'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린 셈이다.
"기다리지 않고 있다"라고 말문을 연 권순우는 "내가 내 플레이를 봐도 절대 1군에 올라갈 수 없는 실력이다. 뛸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 팀 색깔이 압박 수비니까 이것부터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19일) 같이 슛을 못 넣으면 안 된다. 확실한 찬스가 나면 1~2개씩 넣어줘야 한다. 팀을 위해 뛰는 게 필요하다. 지금은 나에 대해 이렇게 냉정할 수밖에 없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 프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좋은 신장을 가진 187cm 장신 가드. 쓰임새는 확실한 자원이다. 권순우는 "요즘은 벨란겔 형과 (정)성우 형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있다. 포지션이 다르긴 하지만, 여러 가지 배울 점이 많은 형들이다. (신)승민이 형의 플레이도 옆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 권순우는 프로에서 흔치 않은 '제주 소년'이다.
"스스로 제주도에 애정이 너무 크다(웃음). 오프시즌 휴가 받으면 놀러 갈 생각이다. 제주 농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참고로 난 지금 제주 함덕초에 계신 이대근 코치님 밑에 자랐다. 함덕초 출신은 나밖에 없다. (김)세창이 형은 제주 일도초 출신이다. 드래프트 지명된 후 세창이 형한테 축하 메시지도 받았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팬들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지금은 내가 너무 모자라고 가장 밑바닥에 있는 선수다. 그럼에도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계신다. 그 팬분들 때문이라도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 농구만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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