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 머물렀던 청주농구, 희망이 싹트다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5 19: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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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청주중앙초는 지난 202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고, 2관왕을 달성하며 초등농구 최강 반열에 올라섰다. 역사도 짧고 축적된 경험도 그리 많지 않았던 ‘변방’ 중앙초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을까. 침체기에 놓여 있는 청주농구가 재도약하기 위해 중앙초가 앞장서고 있다.

창단 7년 만에 전국 제패, 중앙초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을까
지난 8월 20일 강원도 양구 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2024 전국유소년 하모니농구리그 챔피언십 양구대회 남초부 결승전. 중앙초는 남초부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던 송정초를 36-26으로 꺾었다. 201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이었다. ‘우승의 맛’을 느낀 중앙초는 여세를 몰아 11월 윤덕주배 연맹회장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중앙초를 2관왕으로 이끈 김동우 코치는 “지도자 생활 중 최고의 한해였다. 행운도 많이 따랐고 제 실력보다는 좋은 아이들과 함께한 덕분에 이런 영광이 찾아오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에게 고마움이 크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중앙초 김동우 코치

김동우 코치는 상주중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를 역임한 뒤 지난 2017년, 중앙초가 창단하면서 무대를 옮겨, 올해로 9년 째 초등 농구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진유(소노), 한준혁(아울스) 등이 상주중 코치 시절 그의 제자이다. 지난 2016년에는 U18 남자대표팀 일원으로서 당시 이무진 감독을 보좌하며 하윤기(KT), 이정현(소노), 신민석(현대모비스), 양재민(센다이) 등 당대 고교 최고 유망주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 비해 아직 덜 여물고 손이 많이 가는 초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180도 다르다. 여기에 부임 초기에는 신생팀이다 보니 선수수급 등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고. 김 코치는 “중학교에서 10년 넘게 아이들을 지도하다가 초등학교에 왔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중학생들 손 열번 갈 거, 초등학생들은 백번까지 가야했다(웃음). 아직 많이 어린 친구들이다 보니 하나, 하나 일일이 다 챙겨줘야 했다. 새삼 초등학교 지도자 분들이 대단함을 느꼈다”며 “어렵게 시작했는데 그래도 한해, 한해 계속 노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내공이 쌓여 초등학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예전에 내가 겪었던 고충들을 이야기 해주면서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초 골밑 트리오 윤준현(좌)-김하준(중)-노율(우)

전국 휩쓴 장신 초등생.. 청주농구의 미래로 주목
김동우 코치는 부임 이후 당장의 성적은 나지 않더라도 멀리내다보고 아래에서부터 단단히 팀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기부터 중시하며 차근차근 토대를 쌓아나갔고 그리고 올해, 김하준(182cm), 윤준현(179cm), 노율(179cm) 등 장신 선수들을 적절한 시기에 스카웃, 전력을 극대화한 끝에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중앙초의 2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김하준과 노율, 윤준현이 지키는 골밑이다. 초등농구에서 180cm에 근접한 선수가 한명만 있어도 상대팀 입장에선 버거운데 중앙초는 셋 씩이나 보유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상대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내가 스카웃을 잘한 것보다는 시기가 잘 맞았다. 주위에서 키 큰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그 아이는 꼭 한번쯤은 만나봤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구애를 했던 것 같다. 사실 (김)하준이와 (윤)준현이는 클럽에서 농구를 시작했는데 본래는 엘리트농구를 할 생각이 없던 아이들이다. 나 스스로는 이 아이들이 신장도 높고 엘리트농구를 하게 된다면 키워볼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이 아이들이 점점 농구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1년 전 중앙초 농구부에 입부하게 됐다. 사실 몇년 전부터 계속 이 선수들을 잘 다듬으면 좋은 성적이 날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낙오 없이 잘 따라와줬고 마침내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김 코치의 말이다.
▲중앙초 주장 장시윤

주장이자 야전사령관 장시윤(161cm)은 팀에서 가장 오래된 선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고 특유의 성실함과 탄탄한 기본기, 빠른 스피드 등을 바탕으로 중앙초 2관왕에 상당한 힘을 보태면서 에이스급 역할을 수행해냈다.

김 코치는 “정말 성실하고 착한 친구다. 너무 착해서 가끔은 그것이 단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라며 “처음 농구 시작했을 때만 해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친구였는데 노력으로 잘 극복해낸 케이스다. 게으름 피우는 걸 한번도 보지 못했고 아파서 쉬는 경우도 없었다. 쉬는 날에도 스킬트레이닝을 받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차츰 차츰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고 본인이 했던 노력이 올해 결과로 증명됐다”고 주장 장시윤을 치켜세웠다.

청주에는 주성중, 신흥고, 청주여중, 청주여고 등 아마추어 엘리트 농구 팀이 있지만 수도권에 비하면 전국무대에서 ‘청주 농구’의 이미지는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하지만 풀뿌리격인 중앙초의 이번 우승으로 청주농구는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중앙초 2관왕을 이끈 주역들인 장시윤, 김하준, 윤준현, 노율 네 선수는 모두 연계학교인 주성중에 진학한다.

김 코치는 “많이 놀고 싶을 나이일 거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지금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제자들을 워낙 많이 봐왔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사춘기도 오게 될텐데 제자들이 이 시기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그게 스승으로서 중학교에 올라가는 아이들에게 첫 번째로 바라는 점”이라며 “두 번째로는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평소에 개인 훈련을 착실히 했으면 한다”라고 바라는 점을 전했다.

 


중앙초도 영광의 순간들을 잠시 뒤로 한 채 다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때다. 김동우 코치는 다가올 새 시즌을 바라보며 “큰 아이들이 중학교로 가면서 평균 신장이 작년보다 많이 낮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있는 아이들로 빠른 농구를 해보고 싶다. 신장이 작은 친구들로 하면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빠르면서 조직력에 의한 패스게임으로 슛 찬스를 만들어 가는, 이쁜 농구를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이어 앞으로 목표를 묻자 “지도자로서 큰 목표는 없다. 거창한 목표를 잡기 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며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하고 싶다.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예의 범절, 인성적인 부분을 잘 교육하면서 아이들이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박상혁, 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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