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영광/서호민 기자] 팀의 주 득점원이 빠졌지만, 홍대부고는 '잇몸'을 앞세워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특히 처음으로 스타팅으로 나온 2학년 가드 이경민(180cm,G)는 신은찬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활약으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게 됐다.
1일 영광스포티움체육관에서 열린 제50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 남고부 홍대부고와 청주신흥고의 E조 예선 첫 경기서 홍대부고가 83-64로 승리, 올 시즌 전국 대회 첫승을 신고했다.
디펜딩챔피언 홍대부고는 이번 대회 팀의 핵심전력인 신은찬이 발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팀의 주득점원이자 슈터 역할을 맡고 있는 신은찬의 이탈은 홍대부고 입장에서 치명타였다.
홍대부고 이무진 코치는 신은찬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 누구를 넣을지 고민했고 이경민을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이무진 코치의 선택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이경민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 16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펄펄 날았다. 3점슛은 무려 5방을 꽂아넣는 등 매서운 슈팅 감각으로 신은찬의 공백을 잊게 했다. 이경민은 발만 맞으면 자신있게 3점슛을 시도했고, 자신감 넘치는 슛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청주신흥고로선 의외였을 것이다. 신은찬이 결장한 상황에서 그동안 벤치를 달궜던 이경민에게 많은 득점을 허용할지 말이다.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선 이경민은 다소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첫 마디를 건넸다. 이경민은 “춘계 대회는 아무래도 첫 대회이다 보니 합이 잘 맞지 않았다. 작년 협회장기 대회 때 우승을 차지했는데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협회장기 대회에서 뒤늦게나마 첫승을 거둬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첫 선발 출전의 낯설음과 에이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감이 공존했지만 이경민은 침착했다. 주변의 분위기와 함성 소리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고 우직하게 본인의 플레이를 이어가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경민은 신은찬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려고 했는지 묻자 “(신)은찬이처럼 필요할 때 슛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긴 한데 은찬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원 전체가 슛 연습을 열심히 했다”며 “은찬이 공백을 100% 메울 수 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경민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궂은일에서도 존재감이 돋보였다. 슛을 쏜 뒤에도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공격권을 하나라도 더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총 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이경민은 “한 가지만을 잘하기보다는 모든 걸 열심히 하자가 내가 추구하는 마인드다. 아직 2학년이기 때문에 형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맞다. 형들을 받치기 위해 궂은일, 수비를 더 악착같이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광초에서 엘리트농구를 시작한 이경민은 중간에 그만뒀다가 중학교 진학 이후 홍대부중에서 다시 농구를 시작한 케이스다. 본래 올해 3학년인 그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1년 유급을 택했고 지난 해 홍대부중에서 홍대부고로 진학해 농구 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민은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소개해달라고 하자 “포인트가드로서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단점은 피지컬이다. 피지컬이 약점이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면 동계 기간 동안 파워를 보강하려고 한다”고 했다.
롤 모델이 누구냐고 묻자 모교 선배인 박무빈(현대모비스)를 꼽았다. 박무빈을 보며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경민은 “(박)무빈이 형 때문에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너무 멋져보였다”라며 “농구 센스가 타고 났고 슈팅능력도 뛰어나다. 팀 전체를 아우르면서 궂은일, 수비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라고 설명했다.
청주신흥고, 무룡고, 계성고와 함께 E조에 편성된 홍대부고는 첫 경기 승리로 산뜻한 출발과 함께 예선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홍대부고가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선 이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선수들이 한발 더 뛰며 신은찬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경민은 “슈팅적인 부분에서 꾸준함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또, 오늘 경기에서도 패스 실수가 잦았고 간혹 드리블이 긴 모습도 나왔다. 이런 모습을 줄여야 한다”며 “은찬이가 없기 때문에 상대 팀 입장에서는 우리를 얕잡아 볼 수 있다. 은찬이가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코트에 투입되면 모든 걸 다 쏟아붓고 나오겠다”라고 당찬
#사진_배승열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