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천/서호민 기자] 지난 14일부터 경상북도 김천에서 아이에스동서 제24회 협회장배 전국초등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남초부(24팀)와 여초부(15팀) 총 39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14일부터 21일까지 7박 8일 간 진행된다.
FIBA 성인룰 도입과 더불어 이번 대회의 핵심적인 화두는 ‘통합’이다. 협회는 지난 해부터 엘리트부와 클럽부를 통합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시책에 따라, 고착화 되어 있던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구분을 없애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벽을 허물고 교류의 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협회의 의지였다.
올해 클럽부 팀들 중에서는 통영시스포츠클럽, 미추홀구스포츠클럽, 거제시공공스포츠클럽, 전주비전스포츠클럽, 광주방림클럽(여초부) 등 총 5팀이 참가했다. 해당 팀들은 지난 해 열린 23회 대회에도 참가했으며, 이중 통영시스포츠클럽과 거제시공공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의 지원 하에 운영 중이다.
협회는 올해 그 대상을 넓혀 일반 사설농구교실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아쉽게도 공공스포츠클럽 외에 사설농구교실은 단 1팀도 참가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자칫 반쪽 짜리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물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시기상의 문제가 가장 크다. 사설농구교실 학생들은 학기 중에 학교에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평일에 열리는 대회에는 참가할 수 없다. 엘리트 선수들과 달리 대회와 훈련 참가로 인해 발생하는 수업 결손 일수를 학교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고, 오로지 교외체험학습을 활용해야만 출석일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 시군구 체육회의 지원을 받는 공공스포츠클럽은 학교장 승인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해결해야 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클럽 팀들의 학교 주소지, 전문체육지도자 자격증 취득 문제에 대한 통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클럽 팀들의학교 주소지 문제의 경우, 예를 들어 "경기도 A 농구교실 소속 학생이 협회 주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관내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해하면 쉽다.
A 초등부 코치는 "대회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대회가 내년, 내후년 지속되기 위해서는 변화와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B 초등부 코치는 "지도자 자격에 대한 적격 여부를 판단하고, 지도자 프로그램 등에 대한 사전 교육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협회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사설 농구교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계속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몇몇 농구교실에선 이번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팀들도 있었다. 수업 결손 일수 문제는 다각도로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려고 한다"며 아울러 "경기인 등록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선수 등록과 대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와 타협 없이는 통합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어느 한 쪽에만 치우쳐서 의견을 수렴해선 안될 것이며, 계도기 단계에 있는 현재 엘리트, 클럽 지도자들이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교류의 장을 넓힐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그래야 간극을 줄일 수 있으며,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
대한농구협회 정재용 부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전문체육, 생활체육 구분짓지 않고 하나로 묶어야 한다. 생활 체육, 전문 체육을 아우르는 디비전 시스템을 통해 선수층을 넓게 만들 것"이라며 "좋은 저변에서 좋은 선수를 길러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이는 풀뿌리 농구인 초등농구부터 시작된다. 초등농구 역시 현재 협회가 추진 중인 디비전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김천에서 열리고 있는 협회장배 대회가 최상위 레벨로,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유·청소년 i리그는 하부리그로 분류해 승강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게 협회의 계획이다.
각설하고 균형 잡힌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통합 초등농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첫 두 대회에서 드러난 아쉬움을 보완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 내후년에는 보다 탄탄한 시스템 속에 운영돼 ‘통합’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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