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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고 3학년 정재엽 |
[점프볼=서호민 기자] “올해 16강, 8강 경쟁은 정말 피 튀길 거에요.” 모 고교 코치의 말이다. 올해 남고 농구 중위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매년 8강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안양고는 올해 멤버만 보면 4강권으로도 분류될 수 있지만 부상이 문제다. 주전 빅맨 백지훈(195cm, 2년)과 외곽을 책임질 주장 강준호(181cm, 3년)의 부상으로 춘계 대회 출전이 어렵다.
춘계 대회 포함 전반기에는 나머지 선수들이 더 분발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재엽(195cm, 3년), 허건우(190cm, 2년)의 성장은 반갑다. 두 선수에게 많은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이상영 안양고 코치는 특히 정재엽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정재엽은 지난 동계 훈련 기간 동안 3점슛 연습으로 외곽플레이를 익히는 데 열중했다.
이 코치는 “정재엽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동계 기간 동안 3번 역할을 익히는 데 중점을 뒀는데 돌파와 3점슛이 전보다 더 좋아졌다”며 “현재 팀 사정상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빅맨이 없기 때문에 밑선 수비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체력이 걱정된다. 잘 이겨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그러면서 “5~6월이 되면 100% 전력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말리그 쯤이면 삼일중에서 올라온 임성훈(192cm)도 전학징계에서 풀린다. 주말리그 때부터 출전시키며 경기 감각을 올리려 한다. 궂은일, 수비를 열심히 해주는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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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부고 3학년 정현진 |
올해 현실적인 목표는 8강이다. 그러나 가드와 포워드 라인의 짜임새는 여느 팀 부럽지 않다. 주장 정현도(184cm, 3년)와 슈터 신은찬(186cm, 3년)을 중심으로 스피드와 탄력이 골고루 뛰어난 육성혁(183cm, 2년), 김휘승(192cm, 2년) 등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가드와 포워드들로 이뤄졌다. 여기에 발목 수술로 동계훈련을 함께하지 못했던 정현진(197cm, 3년)도 춘계연맹전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최장신 정현진은 올해 홍대부고의 핵심전력이다.
이무진 홍대부고 코치도 “졸업생들의 공백이 크다. 올해 고생 좀 할거 같다(웃음)”면서도 “그래도 해봐야 한다. 4강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지방 팀들 중에서는 청주신흥고, 천안쌍용고, 광주고 등이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특히 천안쌍용고는 다수의 대학 감독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평균 신장은 작지만 박상오 코치가 부임한 이후 입히기 시작한 조직적인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 팀 컬러가 자리잡혔다는 평가다.
박상오 천안쌍용고 코치는 올해 3학년이 되는 3명의 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류주영(188cm, 3년)이 포인트가드로 자리잡고 있고, 슈팅 능력이 좋은 장현성(185cm, 3년)과 힘과 탄력, 수비력을 동반한 이재현(173cm, 3년)이 있다.
▲광주고 2학년 김경륜 |
광주고의 키워드 역시 강한 체력, 많은 활동량, 빠른 공수 전환이다. 광주고는 높이가 낮은 대신 다양한 능력을 지닌 가드들이 풍부하다. 특히 저학년 중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
문화중에서 올라온 추유담(180cm, 1년)은 대학 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번뜩이는 패스 센스와 코트 비전을 보여줬다. 여기에 주장 유병무(185cm, 3년)의 기량이 부쩍 성장했다는 우승연 코치의 평가다.
공격에선 김경륜(193cm, 2년)의 활약이 중요하다. 팀 내 최장신이자 유일한 포워드 자원이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했고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만하다. 우승연 광주고 코치도 “광주 지역에서 모처럼 재능이 뛰어난 장신 포워드가 나왔다”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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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신흥고 3학년 김재원 |
청주신흥고도 선수 개개인 능력만 보면 나쁘지 않다. 샤프 슈터 김성혁(188cm, 3년)과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가 위협적인 김재원(193cm, 3년), 탄탄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빅맨 이희준(196cm, 3년), 패스 센스가 뛰어난 김동우(181cm, 3년) 활약에 기대를 건다. '재능의 합'은 좋지만 결국 선수들과의 조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일고의 지난 시즌 최고 성적은 4강이다. 종별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홍대부고를 꺾고 극적으로 4강에 합류했다. 그 주역인 위진석(201cm, 연세대)이 졸업하며 높이가 낮아졌다. 최장신은 김상현(188cm, 3년)이다. 올해 삼일고의 키워드는 ‘빠르게 더 빠르게’다. 정승원 삼일고 코치는 “높이가 낮기 때문에 더 빠르게 템포를 올리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높이가 낮지만 앞선 경쟁력은 충분하다. 공격력이 뛰어난 양우혁(175cm, 3년)을 중심으로 최영상(175cm, 3년), 권대현(187cm, 2년)으로 이어지는 앞선 라인이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양우혁은 김현준 장학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변방에 머문 충주고도 올해 전력 상승이 예상된다. 최장신 박현근(196cm, 2년) 성장이 눈에 띈다. 아직 2학년인데다 마무리 능력 등 보완할 것들이 많지만 집중력 있게 동계 훈련을 소화했다는 이창수 충주고 코치의 평가다. 장재동(174cm, 3년), 장진선(174cm, 3년) 쌍둥이 형제가 이끄는 가드진도 안정감이 있다. 이창수 코치는 예선 통과를 최우선 목표로 잡되, 대진운이 따르면 8강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충주고 2학년 박현근 |
낙생고는 유하람(204cm, 2년)의 성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고교 최장신 빅맨으로 이미 많은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선수 중 하나다. 3학년이 되는 장동휘(185cm, 3년)와 주현성(190cm,G,F)이 팀을 이끌어줘야 한다. 장동휘는 패스 센스가 돋보이는 정통 포인트가드이며, 주현성은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부상자 관리만 잘 이뤄진다면 충분히 16강 이상의 성적을 노려볼 수 있다.
박규훈 낙생고 코치는 “동계 때 손발을 많이 맞춰보지 못해 초반보다는 5, 6월 이후에 경기력이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동휘, 주현성 3학년 2명이 중심 역할을 잘해주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유하람이 경험치를 더 쌓아나간다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목표는 8강”이라고 이야기했다.
▲낙생고 2학년 유하람 |
명지고는 시즌 준비가 순탄치 않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권호(184cm, 3년)가 발날 부상으로 휴학을 택하면서 전력 공백이 상당하다. 나머지 선수들도 잔부상이 많아 동계 때 제대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반기에는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선수들이 더 분발을 해줘야 한다. 가드진의 중심이 이룰 명승현(186cm, 3년)과 이종욱(184cm, 3년)의 성장은 한줄기 희망과도 같다. 졸업생 김정현(195cm, 고려대)의 빈자리는 김승현(193cm, 2년)이 대신한다.
계성고는 지난 해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졸업생 양종윤(192cm, 고려대), 오지석(183cm, 동국대), 은준서(184cm, 동국대)의 빈 자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장신 다니엘(203cm, 2년)도 부상으로 춘계 대회 출전은 어렵다. 김종완 계성고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권민수(182cm, 2년)와 김지훈(194cm, 2년) 등 저학년 선수들이 경험치를 쌓을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계성고는 2미터대 콩고 빅맨을 스카웃 중에 있다.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했으며 현재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모 지도자는 같은 콩고 출신 프레디(203cm, 건국대)보다 오히려 기량적인 측면에선 더 낫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계성고에 합류하게 된다면 아마농구 팬들 사이에서 꽤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팀들의 눈이 7일 열릴 춘계연맹전 조 추첨에 쏠려 있다. 올해는 용산, 경복 외에 압도적인 강팀이 없기에 조 추첨, 토너먼트 대진운 등에 따라 중위권 윤곽이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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