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경기 준비를 굉장히 잘하는 사령탑 중 한 명이다. 경기 전 사전 인터뷰를 위해 라커룸을 찾으면 그날 플랜을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이건 기사에 쓰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며 전부 다 공개할 정도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까지 더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전희철 감독은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팀 기록은 당연하고 상대 팀 기록까지 다 알고 있다. 기록을 바탕으로 경기 플랜을 준비한다. 때문에 기록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디테일하게 설명을 잘해준다. 개인적으로 전희철 감독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농구 지식에 대해 배우는 점도 많다.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SK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5라운드 맞대결.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역시나 기록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가스공사의 가장 큰 강점은 3점슛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전희철 감독의 말대로 SK는 최대한 가스공사가 3점슛을 던지기 불편하게 만들었다. SK 수비에 막힌 가스공사 3점슛은 초반부터 말을 듣지 않았다. 세팅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3점슛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곤 했다.
속공 1위 SK에게 가스공사의 무리한 3점슛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3점슛은 롱 리바운드로 연결되기 때문에 속공으로 연결하기 더욱 쉬웠다. 실제로 SK는 가스공사의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곧바로 속공으로 연결해 손쉽게 점수차를 벌렸다. 전반전이 종료됐을 때 점수는 60-32, 무려 28점차였다.
이날 가스공사는 34개를 시도해 9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26%로 매우 저조했다. “가스공사의 3점슛 성공률을 20%대로 내리면 무조건 이깁니다.” 기록성애자 전희철 감독의 플랜이 또 한번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
#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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