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천/이상준 인터넷기자] 김지후(33, 187cm)의 뜨거운 손 끝이 만든 1승이었다.
서울 SK 김지후는 25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4-2025 KBL D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맞대결에서 9점 2리바운드 3점슛 3개를 기록, SK의 74-58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김지후의 활약 덕분에 SK는 연패 위기에서 탈출, D리그 4위(6승 7패)를 유지했다.
경기 후 만난 김지후는 “책임감으로 만든 1승이다.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했고, 1승 1승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D리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남기려면 정신 무장을 잘 해야하는데 오늘(25일)은 잘 된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SK의 뜨거운 공격력이 경기를 지배한 하루였다. 전반전에만 6개의 팀 3점슛을 퍼부었고, 높은 팀 야투 성공률(47%)을 자랑하며 가스공사의 수비진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그 중심에는 김지후가 있었다. 전반전 고비 때마다 3점슛을 연거푸 3개를 성공, 100%의 성공률을 자랑한 것. 후반전에는 다소 잠잠했지만 김지후의 전반전 외곽 지원이 없었다면, SK의 큰 리드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지후는 “나는 슛 하나로 지금까지 프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지 않나?”라고 웃으며 “D리그에서는 내가 최고참 선수다. 내 몸 상태와 경기력이 어떻던 간에 고참다운 역할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날의 좋은 슈팅 컨디션의 비결을 책임감으로 꼽았다.
비시즌 FA 자격을 취득, SK의 유니폼을 입은 김지후는 뛰어난 3점슛 능력을 바탕으로 창원 LG로 이적한 슈터 허일영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팀 훈련 도중 입은 왼쪽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이후 긴 시간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그 여파로 정규리그 출전도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이날 역시 김지후는 왼쪽 어깨에 보호대를 착용한 채 경기를 소화했다. 김지후는 “어깨는 굉장히 괜찮아졌다. 쉬는 시간에도 열심히 재활 훈련을 한 결과라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몸 상태를 전했다.
새 둥지, 새로운 출발점에서 얻은 불의의 부상. 하지만 김지후는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꾸준히 D리그 경기에 출전, 장점인 외곽 공격의 효율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이날 포함 D리그 12경기 평균 3점슛 성공률은 43.3%에 달한다. 이는 SK의 잔여 정규리그 경기에도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 터.
김지후는 “아시다시피 팀이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 않나? 내가 굳이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웃음). 그렇지만, 선수로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낀다. 그에 맞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상태를 잘 유지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더불어 김지후는 시즌 팀 평균 실점 최소 2위(73.2점)를 기록 중인 SK의 팀 수비 시스템에도 녹아들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전희철)감독님은 수비에 대해 굉장히 디테일하게 잘 알려주신다. 그만큼 배우는 점도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시즌 감독님의 지도를 받고 수비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충분히 잘할 수 있다.” 김지후의 말이다.
김지후는 “지난 시즌 고양 소노에서의 1년도 그렇고 팀을 자주 옮긴 것이 적응이 되었다. 10개 팀이 기본적인 팀 시스템은 비슷비슷하다. SK는 형들도 다 잘해주고 후배들도 재미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렇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나 역시 열심히 호흡을 맞추면서 우승에 자그마한 힘을 보태고 싶다”라며 SK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정규리그는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따라다니고 있기에 팬들의 열정을 많이 실감하는 중이다. 특히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첫 출전한 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비지타임에 투입되었지만, 팬들이 보내주신 함성 소리가 엄청 컸다. 너무 감사했고, 그 전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라며 공주(SK 팬 애칭)들에게 감사한 마음까지 전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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