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생고와 부산중앙고의 제50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 남고부 A조 첫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전예찬(183cm,G.F)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부산중앙고가 58-5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 막 대회를 시작했지만 이번 대회 최고 명승부로 꼽힐만한 경기였다. 상황은 이렇다. 55-56으로 1점 뒤진 종료 4.3초 전, 부산중앙고는 상대 자유투 실패 후 루즈볼 파울을 따내며 공격권을 얻어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고작 1.5초. 부산중앙고에게 기회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에 사실상 낙생고 승리로 굳어지는 듯 했다.
심지어 부산중앙고는 남은 작전타임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적이 필요했던 상황. 이 때 보고도 믿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전예찬이 공을 잡고 코트 중앙선을 향해 뛰었다. 전예찬은 코트 중앙선을 넘기도 전에 초장거리 3점슛을 던졌다. 수비 압박이 있는 가운데 멀리서 던진 공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더니 백보드를 맞고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부산중앙고의 짜릿한 58-56 승리, 대역전 드라마는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 11월 모교 지휘봉을 잡아 첫 대회에 나선 박세웅 코치는 잊지 못할 첫승을 기록하며 힘차게 첫발을 뗐다. 박세웅 코치는 믿기기 않은 듯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인터뷰에 응한 박 코치는 “농구인생 통틀어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정말 희안한 일이다. 승리해준 선수들에게 그저 고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부산중앙고, 고려대 출신의 박세웅 코치는 프로와 아마를 오가며 다양한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걸어왔지만 모교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중앙고는 남고부에서 가장 인원이 적은 팀이다. 선수 7명 가운데 가용인원은 5명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춘계연맹전도 불참했다. 박세웅 코치는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팀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박세웅 코치는 “모교 농구부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원서를 넣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까지는 아마 많은 시간이 걸릴 거다. 책임감이 크다. 선수수급부터 차근 차근 하나 하나씩 다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명이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경기를 치를 수 없다”며 “다행히 발날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1학년 장세환이 5월 달에 복귀하고, 구승현도 8월 이후에 전학 징계에서 풀린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연계학교인 금명중과 동아중에서 선수를 수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닝 버저비터의 주인공 전예찬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웃음)”며 “공격적인 재능이 있는 친구다. 다만, 더 멀리 내다보고 시야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중앙고는 과거 농구 명문이라는 명성을 뒤로 한 채 현재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박 코치는 이러한 팀 분위기를 바꿔놓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
"모교 동문들이 지원은 잘해주신다. 아이들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재밌는 농구를 했으면 하고 또 열심히 하길 바란다. 열심히 해서 이기는 경기를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성적은 모르겠지만, 몇 년 뒤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박세웅 코치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박 코치는 "수비적인 농구보다는 공격적인 농구를 추구한다. 농구는 골을 넣어야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나. 찬스나면 지체없이 던지고 공격 횟수도 100번, 200번 씩 하라고 강조한다. 실패해도 좋다. 매사에 공격적인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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