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의 상승세가 매섭다. C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데 이어 16강에선 난적 상산전자고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배재고가 춘계연맹전 예선 탈락의 부진을 딛고 이번 대회 8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서이룸의 역할이 컸다.
서이룸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평균 20.7점 20.0리바운드로 연일 상대 골밑을 맹폭하고 있다. 16강에서 상산전자고를 상대로도 서이룸은 35분 간 31점 31리바운드이라는 괴력을 발휘,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197센티는 빅맨으로 큰 신장은 아니다. 하지만 서이룸은 우직하고 또 꾸준했다. 빅맨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안정감 있는 골밑 플레이를 바탕으로 차분히 득점을 쌓았고, 왕성한 활동량을 내뿜으며 리바운드, 박스아웃에도 적극 가담했다.
배재고 코치진은 동계 때와 현재, 서이룸의 임하는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서이룸은 “동계 때에 비하면 확실히 폼이 올라오고 있다. 춘계 대회 땐 적극성이 많이 부족했다. 이번 대회에선 골밑에서 비비는 플레이도 많이 하고 좀 더 적극성을 갖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춘계 예선에서 탈락한 뒤 학교로 돌아와 맹훈련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이룸은 송도고와 예선 첫 경기에서도 22점 2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0-20’을 달성한 바 있다. 20-20은 간혹 나오지만, 30-30은 쉽게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그만큼 서이룸의 골밑 장악력이 대단했다는 걸 증명해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서이룸은 “20-20은 해봤어도 30-30 기록은 처음 해본다”고 웃은 뒤 “좋은 기록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다 동료들 덕분”이라며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재고는 이진혁, 유용현 등 다양한 슈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 신장이 크지 않기에 슈터들을 활용한 공격이 많다. 서이룸은 골밑에서 수비가 몰릴 땐 외곽에 발을 맞추고 있는 슈터들에게 패스를 내주며 공격 찬스를 열어줬다.
서이룸은 “이진혁과 유용현의 슛은 고교 정상급이다. 외곽에 좋은 슈터들이 많기 때문에 공격 부담을 덜어내고 리바운드, 박스아웃 등 궂은일에 좀 더 치중할 수 있다. 또, 상산전자고와 같이 신장이 작은 팀들과 경기를 하면 골밑에 수비가 몰리다보니 외곽에 찬스가 많이 난다. 외곽 슈터들을 믿고 편하게 패스를 빼줄 수 있다”고 했다.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서이룸은 포지션 변경을 고려한 플레이를 경기 도중 시도하고 있다. 서이룸의 신장으론 내외곽을 모두 겸비해야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페이스업,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하는 공격은 자신 있다.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선 포지션 변경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요즘은 활동반경을 외곽까지 넓혀 안팎을 오가게끔 플레이를 자주 생각하고 플레이하려고 한다. 평소에 대학농구를 많이 본다. 유민수, 이동근, 이유진 등 장신 포워드 형들의 플레이를 보고 따라하려고 한다.” 서이룸의 말이다.
배재고의 8강전 상대는 전주고다. 전주고는 춘계연맹전 4강에 오른 강호 중 강호다. 강력한 수비가 강점인 팀이다.
서이룸은 “전주고는 수비가 터프한 팀이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8강에선 지금보다 더 골밑에서 다부지게 비벼주고 외곽슈터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터프하게 임해야 한다”며 “팀원 전원이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8강에서도 좋은 경기력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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