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 1000만원, 3심제 운영, 기록지 제공... 이름값 하는 코리아컵
4일(수) 서울 연세대 스포츠과학관에서 개막한 2024 코리아컵 최강전. 사상 처음으로 엘리트와 클럽팀이 경쟁하는 무대를 마련한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협회) 새로운 시도로 참가 팀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분 4쿼터제다.
일반 생활체육 농구대회에선 7분 4쿼터제 운영이 보통이다. 하지만 엘리트 팀들과 공존을 위해 10분 4쿼터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10분 4쿼터가 훨씬 더 재밌다. 보통 7분 4쿼터제를 하게 되면 뛰는 선수만 뛰게 되고 못 뛰는 선수가 많이 발생한다. 반면 10분 4쿼터제를 하게 되면서 다양하게 선수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주전, 벤치할 거 없이 고르게 선수를 기용하면서 팀이 좀 더 끈끈하게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블랙라벨 박민수
“10분 4쿼터제를 하다보니 선수 기용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 데다 전술적으로도 그동안 우리가 시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10분 4쿼터제를 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블랙라벨 이주호
“10분 4쿼터제는 처음이다. 심지어 올 데드로 진행된다는 게 우리로선 새롭다. 물론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하다 보면 점차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로테이션을 다양하고 여유롭게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모어 김상우
이번 코리아컵은 일반 5대5 프로농구, 엘리트 대회와 같이 실시간으로 경기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생활체육 농구대회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이번 대회 전 경기 기록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협회는 경기 종료와 함께 각 팀들의 기록을 업로드하고 있다. 이 또한 예산이 많이 드는 일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대회 퀄리티와 농구계의 변화를 위해 이런 시도를 했다는 협회.
실제 협회 홈페이지에 올라오고 있는 코리아컵 경기 기록은 아마추어 엘리트 농구대회 기록 시스템과 동일했고, 이는 참가 선수들에게 경기 외적인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블랙라벨 슈터 이주호는 “일반적인 생활체육 농구대회에선 볼수 없는 광경이다(웃음). 개인 기록 등을 상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수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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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농구협회는 일반 엘리트 대회와 마찬가지로 코리아컵 매 경기 기록지를 제공하고 있다 |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즐거움은 유튜브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협회는 이번 대회의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다. 여기에 중계진까지 덧붙여 경기 영상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농구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이번 대회 전 경기 중계에 중계진을 붙인 코리아컵.
전문적인 중계진의 합류로 영상만 송출되던 타 대회와 달리 경기 영상을 보는 즐거움을 한 가지 더한 협회는 "이제는 워낙 기술이 발전해 거의 모든 생활체육 농구대회에서 경기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그래서 이번에 첫 발을 뗀 우리 코리아컵은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둘 수 있을지 고민하다 농구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경기장에 중계진을 배치해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첫날부터 이변 발생! 모어, 슬로우 꺾고 극적 16강 합류
대회 첫날에는 블랙라벨과 팀 엘리트, 모어와 슬로우 2경기가 열렸다. 동호회 강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블랙라벨은 에이스 박민수를 앞세워 팀 엘리트에 25점 차로 승,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진 슬로우와 모어의 경기는 첫 경기와 달리 긴장감이 넘쳤다. 이동윤, 송인석, 박두영을 앞세운 슬로우는 8강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상대 팀 모어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 모어가 슬로우에 4점 차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합류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전반 9점 열세에 놓여 있던 모어는 후반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재호(17점 17리바운드 2스틸), 박종호(13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신진현(10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가 고루 활약하며 역전승을 합작했다.
애시 당초 모어의 이번 대회 목표는 1승이었는데, 이 승리로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다. 모어 주장 김상우는 “비선출 팀으로서 엘리트 선수들과 함께 시합할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사실 1승만 하자라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나섰는데 동료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준 덕분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6강에 진출한 모어의 다음 상대는 엘리트 고교 팀인 배재고다. 정식 농구부와의 경쟁은 분명 쉽지 않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반대편 대진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배재고만 넘는다면 8강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더욱이 8강에 오른다면 일정 금액의 상금도 챙겨갈 수 있다. 이번 대회 상금은 무려 1,900만원(우승 1000만원, 준우승 300만원, 공동 3위 각 150만원, 8강 입상 4팀 각 75만원)이 책정됐다.
김상우는 “8강부터 상금이 주어진다고 하더라. 상대가 엘리트 팀이고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왕 올라온 거 최소 상금은 받고 가야하지 않나 싶다(웃음). 16강에서도 무기력한 모습 보이지 않고 끝까지 좋은 경기력 유지해서 꼭 상금을 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 대회 둘째 날, 관전 포인트는?
대회 2일째까지는 동호회 팀들의 맞대결이 진행된다. 2일 차인 5일에는 달빛 EX와 제이크루, 아울스와 MI의 경기가 열린다. 동호회 최강으로 평가 받는 아울스는 생활체육 상위랭커 자격으로 상위 시드를 받았다. 이벤트성 매치였지만 퀀텀 바스켓볼이 주최한 엘리트vs동호회 최강전에서 용산고를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2경기 모두 첫날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달빛 EX와 제이크루는 오후 7시, 아울스와 MI는 오후 8시 30분에 열린다.
#사진_배승열 기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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