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다들 인생을 걸만큼 간절함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거다. 각자 원하는 결과를 꼭 얻길 바란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프로 구단과 팬들이 1년간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다. 올해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오는 15일(금) 고양 소노의 홈구장인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다.
구단에서는 쓸 만한 선수를 찾기 위해, 팬들은 자신의 팀에 오게 될 선수를 기다리며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작 웃지 못한다. 지명에 대한 걱정부터 순위에 대한 걱정까지. 어느 팀에 갈 지에 대한 걱정과 기대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반인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협회 소속 참가 선수들에 비해 프로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상대적으로 더 좁기에 아마 드래프트 데이가 다가올수록 이들의 초조함과 떨림은 더할 것이다.
변변치 않은 훈련 환경 속 기대 반 걱정 반 심정으로 저마다 구슬땀을 흘리며 막바지 드래프트 준비에 한창인 일반인 참가 선수 5명(정성조-황영찬-정연우-이승구-서문세찬).
5명의 선수들 중에 비선수 출신, 동호인 최강자 등 여러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는 정성조와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서는 경희대 출신 황영찬은 배재고 선수단과 함께 훈련과 연습 경기를 하며 다가올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다.
배재고 김준성 코치가 훈련 장소를 찾아 여기저기 전전하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김준성 코치 역시 이들이 걷고 있는 고행의 길을 똑같이 걸었던 경험자로써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작은 힘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한다.
2014 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김준성은 명지대 졸업 후 실업팀에서 심기일전, 재도전 끝에 2016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순위로 서울 SK의 지명을 받았다. “모두 안 될 거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힘내’라고 해주셨다.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는 말로 드래프트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감동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준성 코치는 “지금 이 선수들이 겪고 있는 과정을 나도 과거에 겪어봤기 때문에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를 잘 알고 있다”며 “무언가 엄청나게 큰 도움을 주려고 한건 아니지만 큰 무대에 도전을 앞둔 이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배재고 선수들도 피지컬이 한 단계 높은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며 얻어가는 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를 8년 전으로 돌려 당시 드래프트를 어떻게 준비했냐고 묻자 “벌써 8년이나 됐다(웃음)”며 “드래프트를 2주 앞두고 놀레벤트 실업 팀 소속으로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전국체전을 마치고 난 뒤 모교 배재고에서 훈련하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공교롭게도 8년이 흐른 지금 배재고 코치가 돼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감회가 남다르다”고 돌아봤다.
비선수 출신인 정성조는 3x3, 동호회 무대에서만 주목받았을 뿐, 엘리트 농구를 겪어보지 않은 터라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도 그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정보가 없다. 이 때문에 정성조는 드래프트 당일 트라이아웃에서 장점을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김준성 코치는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한 단계를 더 뛰어넘는다면 역사상 없던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서 “(정)성조에 대해 아는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에 트라이아웃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줘야 한다. 캐리를 해도 좋다. 또, 자신만의 무기 하나를 어필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황)영찬이는 경희대 4학년 때 이후 1년 만에 같이 운동을 하는 건데 물론 상대가 고등학생 선수들이지만 그 때와 비교해 수비가 더 좋아진 것 같다. 본래 장점에 웨이트를 키우면서 몸도 더 탄탄해졌다”면서 “영찬이 뿐만 아니라 (이)승구 등 재도전에 나서는 선수들은 이미 프로 관계자들에게 단점이 다 파악된 상태다. 트라이아웃에서 그동안 지적됐던 단점들을 얼마나 잘 보완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준성 코치는 “드래프트까지 2주 조금 넘는 시간이 남았다. 지금 이 때가 쉽지 않은 시간”이라며 “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다들 인생을 걸만큼 간절함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거다. 가장 먼저 부상을 조심했으면 한다. 몸적으로 준비를 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각자 원하는 결과를 꼭 얻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_서호민 기자,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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