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망고 효과’ : 이제 막 데뷔한 선수가 승리의 주인공이 된 비결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3 08: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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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기자] KBL에 급히 첫 발을 디딘 만콕 마티앙(33,204cm)이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수원 KT와의 맞대결에서 67-64로 승리했다. 주득점원인 앤드류 니콜슨이 허리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챙긴 값진 결과물이었다. 1차전을 이긴 팀의 4강 진출 확률이 무려 92.6%임을 고려할 때, 가스공사는 시리즈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마티앙이었다. 가스공사는 지난 7일 기존 빅맨 유슈 은도예가 개인 사유(형제 상)와 부상이 겹치며 이탈했고, 급하게 2024-2025시즌을 CBA(중국) 닝보에서 보낸 마티앙을 영입했다. 가스공사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단 한 번도 KBL을 경험한 적 없는 선수를 플레이오프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그리고 마티앙은 엄청난 활약상과 함께 낯선 한국에서의 첫 번째 봄 농구를 승리로 장식했다. 과연 그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의도적인 고립 : ‘과정이 아닌 마무리에 등장하는’ 마티앙이 불러온 효과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티앙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은 거의 없었다. 이제 막 영입한 선수에게 팀의 동선과 패턴을 온전히 적용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가스공사 강혁 감독의 선택은 간단했다. 설정이 필요 없는, 득점에 가장 직관적으로 가까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아래 화면을 보자.
 

 

가스공사의 첫 득점 장면이다. 인바운드 상황에서 마티앙이 공을 자신에게 달라고 손을 뻗었지만, 레이션 해먼즈가 바짝 붙어있어 주기가 어려웠다. 이에 45도의 김준일이 탑에 있는 샘조세프 벨란겔을 가리켰지만, 벨란겔 역시 문성곤의 수비에 막혀있었다. 결국 공은 김준일에게 향했다. 

 

 

벨란겔에게 바로 공을 건넨 김준일은 그대로 스크리너가 되었고, 문성곤과 하윤기는 득점력이 좋은 벨란겔에게 바짝 붙어 핸들러의 실책을 유발한 뒤의 속공을 노렸다. 이때 김준일과 마티앙의 움직임을 주목해보자.
 

 

코너에서 상대 수비를 모은 벨란겔의 패스를 김준일이 다시 넘겨받았고, 해먼즈가 자연스레 김준일의 3점슛을 막으러 가자 공과 떨어져 있던 마티앙에게 기회가 생겼다. 더블팀을 갔던 하윤기가 뒤늦게 달려갔지만, 해당 장면은 마티앙의 데뷔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상대의 압박을 벗겨낸 연쇄효과이자, 204cm의 마티앙이 전술의 마무리에 등장할 때 얻는 이점이다.


더 빨리, 더 멀리 : ‘토끼’ 마티앙을 살린 ‘거북이’ 가스공사

하지만 이렇게 순간적인 매치업 변화로 만드는 공격은 상대가 반응하기 쉽고, 연속성을 가져가긴 어렵다. 상대의 수비 대형을 늘 예측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스공사는 처음부터 막을 수 없도록 빠르게 득점하는 방법을 택했다. 정규리그에서 가스공사는 세 번째로 느린 팀이었지만, 이는 니콜슨 중심의 3점 & 세트오펜스가 가동될 때 이야기였다. 이제 막 합류한 마티앙에게 가스공사는 폭넓은 수비 활동량과 빠른 템포의 공격만을 지시했고, ‘토끼’ 마티앙은 이에 100% 응답하며 똑같이 느림보 팀인 KT에게 빠른 수비 전환과 파울 누적을 강요했다.
(정규리그 페이스 : 가스공사 72.0-8위, KT 71.3-9위)  

 

 

그 결과, 팀 속공 평균 3.6점으로 리그 9위였던 가스공사는 이날 속공으로만 무려 12점을 기록했고, 평균 18.2개로 KBL 팀 중 네 번째로 반칙이 적었던 KT는 이날 20개의 파울을 적립하며 평균을 넘어서는 기록을 남겼다.
 

전술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던 건 아니지만, 높은 신장을 자랑하는 마티앙의 기동력을 살리는 것만으로도 해먼즈가 잠잠한 KT에겐 엄청난 위협이었다. 만약 니콜슨마저 예정대로 3차전에 돌아온다면, 가스공사는 이후 입맛에 맞게 경기 속도를 취사해서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런 형태의 농구가 언제나 정답인 건 아니다. 빠른 농구는 득점 전환이 확실한 만큼 많은 체력을 요구하기에, 시리즈가 장기적으로 흘러간다면 느린 경기 운영에 강점을 보이는 KT가 우세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마티앙은 3쿼터 문정현과의 더블 테크니컬 파울을 포함해 일찍 파울 4개를 적립하며 파울 트러블에 빠지기도 했고, 실책 역시 5개로 양 팀 포함해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데뷔전이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부지런한 공수 활동량’을 보여줬단 점에서 마티앙의 첫 경기는 분명 긍정적이었다. 애칭인 ‘망고’에 맞게, 2차전에도 달콤한 ‘망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한편, 가스공사와 KT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는 1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사진_유용우 기자, tvN SPORTS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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