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덴버가 시즌 막판에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과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까.
덴버 너겟츠는 9일(한국시간) 충격적인 소식을 발표했다. 바로 마이크 말론 감독과 캘빈 부스 단장을 경질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NBA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경질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즌이 끝나고 경질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 현재 덴버는 서부 컨퍼런스 5위에 위치한 상위권 팀이라는 것도 의외다.
물론 최근 덴버는 4연패에 빠졌고, 47승 32패로 서부 컨퍼런스 7위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승차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 중 애런 고든과 페이튼 왓슨의 말다툼하는 장면까지 포착되며 팀 내 불화도 있다는 것이 화면 밖으로 드러났다. 냉정히 지금이 덴버의 이번 시즌 최대 위기는 맞다. 그런 위기에서 덴버의 선택은 사령탑의 해고였다.
더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해고 원인이 감독과 단장 사이의 불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질 후 미국 현지 기자 '샴즈 카리니아'에서 나온 소식에 따르면 말론 감독과 부스 단장의 사이는 최악이었고, 이는 경질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사유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단장과 감독이 불화가 있으면,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두 사람 모두를 경질하며, 아예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야후 스포츠'의 케빈 오코너 기자에 따르면 두 인물의 관계는 예전부터 어긋났다고 한다. 말론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을 중시하는 감독이고, 부스 단장은 자신이 드래프트로 지명한 젊은 선수를 기용하기르르 원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왓슨이었다. 왓슨은 장신 포워드이자, 현대 농구에 필요한 3&D 자원이지만, 말론 감독은 왓슨의 기용을 꺼렸다.
또 말론 감독은 올랜도 매직으로 떠난 켄타비우스 칼드웰 포프와 재계약을 원했으나, 부스 단장은 팀내 자원인 크리스찬 브라운으로 대체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여기에 또 다른 결정적인 사례가 있었다. 바로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일런 피켓의 기용 방식이다. 피켓은 3점슛에 장점이 있는 득점형 가드다. 부스 단장은 웨스트브룩이 부진하면, 피켓을 중용할 것을 원했으나, 말론 감독의 선택은 일관되게 웨스트브룩이었다.
심지어 주전 포인트가드였던 자말 머레이가 부상으로 이탈해도, 말론 감독의 선택은 오로지 웨스트브룩이었다. 물론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 최저 연봉으로 합류해 덴버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매우 부진한 상태다.
이런 단장과 감독의 권력 다툼은 라커룸 분위기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말론 감독은 자신이 기용하는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자비로웠고, 반대로 젊은 선수들에게는 엄격한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이런 말론 감독의 이중적인 태도에 라커룸에서 민심을 잃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심지어 핵심 선수들마저 말론 감독에 불만이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유는 수비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덴버의 수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평균 117.1점을 실점하며 전체 25위에 위치했고, 116.1의 수비 레이팅은 전체 21위다. 냉정히 우승권 팀으로 볼 수 없는 수비 수치다.
물론 덴버의 핵심 선수인 자말 머레이와 니콜라 요키치는 수비에 약점이 명확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말론 감독은 전 소속팀이었던 새크라멘토 감독 시절부터 수비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즉, 말론 감독으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구단주가 정리했다. 덴버의 구단주 스탠 크뢴케는 말론 감독과 부스 단장을 모두 불러 경질을 전했다고 한다.
정규 시즌 단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발표된 충격적인 뉴스였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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