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영광/서호민 기자] 지난 1일 전남 영광에서 개막한 제50회 협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농구 영광대회가 어느 덧 마지막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 격인 남고부에선 총 9일 간의 예선, 결선 토너먼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용산고와 무룡고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용산고는 9일 준결승전에서 배재고를 80-55로 꺾었고, 무룡고는 경복고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70-65로 승리했다.
춘계 8강전 리벤지 매치, SK 연고선수 에디 다니엘(192cm,F.C)과 현대모비스 김건하(178cm,G.F)의 매치업 등 양 팀의 맞대결은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춘계 8강전에선 저득점 양상 속 다니엘의 결승 3점포에 힘입은 용산고가 무룡고를 54-47로 제압했다. 내일이 없는 만큼 양 팀 모두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후 12시 30분, 영광 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릴 남고부 결승전을 앞두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죽음의 조인 D조에 편성된 용산고는 라이벌 경복고와 맞대결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점 차(93-94)로 석패했지만, 그래도 내상은 크지 않았다. 조 2위로 결선에 진출했고 결선에서 광주고, 휘문고, 배재고를 차례로 꺾고 무난히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결선부터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강력한 수비가 빛을 발했다. 용산고는 결선 3경기 모두 상대 득점을 60점 이하로 묶어냈다. 배재고와 4강전에서도 3쿼터부터 특유의 강한 활동량과 압박, 수비가 살아나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두꺼운 선수층에서 나오는 고른 득점 분포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다니엘의 뒤를 받쳐 줄 김민기(193cm,F.C)의 경기력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무룡고는 높이는 낮지만 백코트 경쟁력만큼은 남고부 최고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건하(178cm,G.F), 소지호(178cm,G.F), 이창현(182cm,G.F) 등 앞선 3인방이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다소 들쭉날쭉했던 김건하가 각성한 모습을 보였고, 소지호도 꾸준하게 득점력을 유지하면서 클러치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창현은 전체적인 코트 밸런스를 잘 잡고, 경기 조율 면에서 완벽한 면모를 보여줬다.
무룡고가 최강 용산고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역시 백코트 강점을 극대화 해야할 것이다. 다만, 용산고의 강력한 수비망을 어떻게 뚫을 지가 관건이다. 춘계 8강전에서도 용산고의 견고한 수비망을 뚫지 못해 고전했고 그 결과 47점 밖에 넣지 못했다. 소지호 역시 “용산고 트랩, 압박 수비가 좋은 팀이고, 실제 춘계 8강전 때도 이러한 부분에 고전했다. 용산고 수비를 어떻게 뚫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용산고 역시 '창'이 문제다. 무룡고도 용산고 못지 않게 높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수비가 강점인 팀이다. 춘계대회 8강 무룡고와 맞대결에서 상대 득점을 47점으로 묶는 등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전반적인 경기 내용만 보면 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용산고는 무룡고의 강한 수비에 공격의 해법을 찾지 못했다.
특히 용산고는 김태인과 김윤서 등 슈터진의 활약이 경기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소 기복이 있는 두 선수의 슛이 터진다면 용산고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양 팀은 2년 전 협회장기 결승에서도 만났다는 점이다. 당시 경기는 접전이었고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무룡고가 72-69로 이겼다. 당시 용산고는 김승우와 이유진(이상 연세대2), 이관우(성균관대2)가 주축을 이뤘고, 무룡고는 김윤세(성균관대2), 이도윤(고려대2) 등이 팀을 이끌었다. 현재 주축인 3학년들은 1학년이었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팀은 협회장기 우승 트로피는 물론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열 NBA 라이징 스타즈 챌린지 초청대회 출전권까지 얻게 된다. 그런 점에서 양팀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양 팀의 팀 컬러는 비슷한 듯 다르다. 용산고가 다시 한번 무룡고를 꺾고 전관왕을 향해 쾌속질주 할 수 있을까. 이번 대회마저 우승을 차지한다면 전관왕으로 가는 길은 순탄할 것이다.
아니면 무룡고가 2년 전 영광에서 좋은 기억을 되살려 용산고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지, 올 시즌 남고부 두 번째 우승컵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지켜보자.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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