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학농구 최강 고려대가 탄탄해진 전력과 함께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4연패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쓰리 가드’다.
고려대는 김정현(명지고), 방성인(송도고), 양종윤(계성고), 윤현성(경복고) 등을 2025년 신입생으로 수혈했다. 기존에 있던 박정환(181cm,G)과 문유현(181cm,G), 석준휘(191cm,G)에 더해 방성인(190cm,G), 양종윤(190cm,G,F)까지 합류, 더욱 탄탄한 가드진을 갖췄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가드 세 명의 가드를 동시에 투입하는 '쓰리 가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높이가 극단적으로 낮아지지만, 강한 압박과 뛰어난 공격력이 쓰리가드의 장점이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어차피 농구는 빠른 템포로 승부를 봐야 한다. 쓰리가드가 그 일환”이라고 했다.
실제 고교 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주희정 감독은 쓰리 가드를 적극 시험했다. 문유현과 석준휘, 방성인, 양종윤 등을 교대로 투입했다. 특히 문유현과 석준휘, 양종윤이 동시에 뛸 때,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셋 중 한 명만 볼을 잡아도, 고려대의 공격 전개 속도는 빨라졌다. 트랜지션을 강화하고 활동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게 됐다. 문유현과 석준휘의 킥-아웃 패스와 양종윤의 3점 슛이 결합된 게 그 예시였다.(*주장 박정환은 경미한 부상으로 광신방예고와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문유현은 “(쓰리 가드 장점) 우선 공격 템포가 빨라지고 세 선수 모두 볼 핸들링이 가능하다. 또, 활동량, 공수 밸런스가 좋다. 그런 점에서 편하다”면서 “다만, 쓰리 가드를 오래 서다보면 높이가 낮아진다. 그래서 이동근이 많이 힘들 거다(웃음)”라고 쓰리 가드의 장단점을 언급했다.
석준휘는 “공격 템포가 확실히 빨라진다. 신입생 양종윤은 볼 핸들링이 좋고 계성고 시절부터 스피드, 활동량도 뛰어났다. 슛도 빠른 타이밍에 쏜다. 문유현 형은 경험이 많다. 적극성을 갖고 서로의 장점을 잘 녹여낸다면 쓰리 가드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 거라고 본다”라고 했다.
문유현과 석준휘가 바라본 신입생 양종윤은 어떤 후배일까. 문유현은 "신입생답지 않게 농구를 한다. 우선 농구를 대하는 자세가 좋다. 양종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들어온 신입생 다 마찬가지다. 다들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신입생 후배들이 향후 몇 년간 고려대를 좋은 팀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석준휘를 보고 잘 따라하면 된다(웃음). 작년에 잘 보여주지 않았나. 좋은 본보기"라고 신입생들과 석준휘를 치켜세웠다.
석준휘는 “문유현 형 말처럼 농구를 대하는 자세가 좋고 성실하다. 운동도 가장 먼저 나와서 한다”며 “농구적으로는 슈팅 능력이 뛰어나다. 문유현 형과 내가 속공 전개를 할 때, 옆에서 같이 달려주며 퀵 쓰리를 쏠 수 있다. 3점슛 정확도도 높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공격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를 들은 양종윤은 “문유현, 석준휘 형 둘다 배울 점이 많은 선배들이다. 특히 문유현 형은 내가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끼게 해주는 형이다. 일대일 수비에 자신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유현 형한테는 쉽게 뚫린다(웃음). 현재 12개 대학 중 단연 탑 가드”라고 엄지척을 세우며 “그걸 생각하면서 배우겠다는 자세로 더 부딪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쓰리가드) 경기가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문유현, 석준휘 형과 동시에 코트에 서면 서로가 리딩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나도 받아먹는 득점을 하거나 볼 없는 움직임에 치중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신장이 작아지기 때문에 박스아웃, 리바운드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작년 U18 대표팀 때도 정승원 감독님께 쓰리가드 시스템에 대해 많이 배웠기 때문에 그 당시 배웠던 걸 상기시키면서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쓰리가드는 높이 약점 탓에 메인 플랜으로 삼기엔 리스크가 따른다. 프런트 코트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동근(198cm,F)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비 범위를 넓혀야 하고,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근은 “쓰리 가드를 사용하는 목적이 더 빠른 농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다. 쓰리 가드를 사용하게 되면 로우 포스트에 있는 빅맨들도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체력적 부담이 따를 수 있겠지만 그것도 내가 더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원래 나도 정체된 농구보다는 빠른 농구를 선호한다.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대신 신경써야 될 게 많아졌다. 평소보다 미스매치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도움수비, 그리고 리바운드, 블록 등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려대가 남긴 유일한 옥에 티 ‘3점슛’...올해는?
고려대의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2개 팀 중 7위(28%)였다.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약 6.1개)는 10위에 머물렀다. 강한 압박 수비, 속공에 숨겨진 옥에 티였다. 3점슛 약점을 개선한다면 더 수월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희정 감독은 약점인 외곽슛을 언급하자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 팀 내에 내로라 하는 슈터는 없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3점슛을 쏠 수 있다”며 “이동근의 슈팅 감각이 많이 올라왔고 문유현도 클러치 상황에서 슈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윤기찬의 슈팅 밸런스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슛이 있는 선수다. 크게 걱정 하지 않는다”라고 개의치 않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이동근은 차기 시즌,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이번 동계훈련 때 슈팅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2년 간 이동근의 3점슛 성공률은 15.6%(5/32), 20.5%(9/44)에 불과했다.
광신방예고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에도 이동근은 홀로 코트에 남아 30분 넘게 슛 연습을 했다. 이동근은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데 신경쓰려고 한다. 바람대로 다 들어가면 좋겠지만 그래도 35%에서 40%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본다. 동계훈련 동안 300개에서 많게는 500개까지 슛 연습을 하는데 감이 괜찮은 편”이라면서 “그렇다고 3점슛에만 너무 치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3일부터 10일까지 경상북도 상주에서는 대학 스토브리그가 열린다. 경희대, 한양대와 한 조에 묶인 고려대는 3일 오후 1시 한양대와 첫 경기를 갖는다. 즉시 전력으로 투입이 예상되는 신입생 양종윤과 더불어 고려대가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시험하고 있는 쓰리 가드 시스템을 이 대회를 통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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