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대전/서호민 기자] 한국 농구 시스템의 틀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시작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협회)는 13일 오후, 대전 인터시티호텔 파인홀에서 한국농구 디비전시스템 2025 승강제리그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협회는 지난 해, 대한민국 농구 미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전국 동호회 리그 성격의 ‘K-디비전 시스템’을 출범한다고 알렸다. 정재용 상근부회장이 야심차게 구상하는 디비전 시스템은 20세를 기준으로 각각 5부까지 승강제 리그를 만든다는 것이다.
전국 15개 시, 도 농구협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설명회는 한국농구 디비전 시스템 승강제리그 사업설명과 추진방향, 행정절차를 안내하는 자리였다.
협회 경기운영과 김무순 과장이 사회로 나선 가운데 정재용 부회장의 인사말과 함께 첫 시작을 알렸다. 정 부회장은 가장 먼저 ‘대한민국 농구 미래 전략 보고서’를 통해 협회가 그린 청사진과 지향점을 각 시, 도 관계자들에게 공유했다. 이를 통해 일전에 공개했던 보고서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협회가 올해부터 구상하고 있는 디비전 시스템의 사업목적과 추진방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이론상 1부 리그와 2부 리그는 흔히 얘기하는 엘리트 팀입니다. 3부 리그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중간이고, 4부와 5부는 농구를 취미로 즐기는 생활체육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로서는 1, 2부 리그를 제외한 3, 4, 5부 리그를 협회가 주최하며 디비전 시스템의 초석을 다져나가려고 합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수년 뒤, 디비전 3부터 4, 5까지 리그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면 각 리그에서 성적이 좋은 팀은 상위 리그로 올라가는 승강제 제도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디비전 리그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 기반의 스포츠 참여기회를 확대해 농구 참여인구를 늘리고 우수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핵심은 ‘선수 등록 시스템’이다. 리그에 등록하고 참가하는 모든 사람을 ‘농구 선수’로 관리, 협회는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각 시, 도 농구협회 예산으로만 지역 생활체육 농구대회를 진행했다면, 디비전 리그에 등록한 시, 도 협회들에게는 농구협회에서 출연금을 제공하며 보다 더 높은 퀼리티로 대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서포트할 계획입니다. 디비전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선수 등록을 반드시 해야 하며, 이들이 경기에서 남긴 모든 기록은 통합 기록관리 시스템을 통해 관리됩니다.”
“선수 등록제가 디비전리그의 가장 큰 관건입니다. 등록 비용(1만원)이 드는 만큼 이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협회는 이런 반발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퀼리티 높은 대회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디비전리그는 민간경상보조로 진행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예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정산 결과를 각 시, 도 농구협회에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책임있는 예산 집행 체계를 구축해낼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금 당장 각 리그 성적에 따라 '승격'과 '강등'이 이뤄지는 승강제 시스템이 시행되지는 않는다. 시스템이 자리잡는 데까지 어느 정도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
협회는 승강제리그 사업 추진 단계를 3단계(1단계는 D3(전국)-D4(권역/시도)-D5(시군구)리그 신설, 2단계 리그 규정 및 제도 개선, 승강제 시스템 완성, 3단계 운영지역 확대, 시군구 단위 하부리그의 하향식 확장)로 나누어 단계별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 설명회는 ‘확답’을 내리기 보다는 전국 각 시, 도 농구협회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K-디비전 시스템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확립하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 역시도 이 부분에 대한 의미를 짚은 가운데, 사업설명회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말만 디비전, 디비전 들었지 실제로 현장에 와서 들어보니 협회가 디비전 시스템을 왜 추진하고 있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지 피부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비전 리그를 도입하면서 한국농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실질적인 디비전 리그를 실행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난제들이 놓이겠지만 관계자들이 앞으로 더 활발한 소통과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한다면 모두가 원하는 하나의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에 앞서 디비전 리그를 시행하는 주체인 협회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하나, 하나 씩 실천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디비전 리그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것은 물론 전국 시, 도 농구협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설명회 2일차인 14일에는 2025 승강제리그 사업예산과 운영지침에 대한 안내가 진행된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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