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안양/이상준 인터넷기자] 팀과 융화되지 않는 1옵션 외국 선수, DB의 후반기 최대 골칫거리로 자리잡았다.
원주 DB 치나누 오누아쿠(28, 206cm)는 22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에서 10점 3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오누아쿠의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 결승 덩크슛을 기록, 팀의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듯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효율 낮은 공격을 펼쳤다. 단발성 공격과 때에 맞지 않는 과도한 3점슛 시도, 포스트업 공격 비중 저하가 바로 그것. 특히 16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는 올 시즌 개인 최소인 7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도 달라진 게 없었다.
개선된 경기력을 기대한 것과 달리 오누아쿠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오히려 이날은 이전 4경기보다 더 부진,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경기 전 인터뷰 포함, 최근 김주성 감독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던 말은 “(치나누)오누아쿠가 골밑 공격을 더 책임감 있게 해줘야 한다”였다. 그만큼 오누아쿠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바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사령탑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오누아쿠는 1쿼터 시도한 4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 팀이 정관장에 리드를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김주성 감독이 요구한 골밑 공격 지시는 단 한 차례도 이행하지 않았다. 포스트업 공격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확률 낮은 페이드 어웨이만 시도,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렇게 오누아쿠는 1쿼터 단 3분 17초만 뛴 후 로버트 카터와 교체됐다. 2쿼터에 다시 출전하여 10점을 올렸으나, 낮아질 대로 낮아진 기대를 충족시키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오누아쿠는 후반전에는 단 한 차례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오히려 카터가 28점 14리바운드로 1옵션 보다 1옵션 같은 경기력을 가져갔다. 심지어 김주성 감독은 경기 종료 6분 21초 전, 카터가 파울트러블을 범했을 때에도 오누아쿠를 투입하지 않았다.
결과는 올 시즌 가장 적은 7분 48초의 출전시간. 자신의 성의 없는 경기력으로 만든 초반 위기를 생각해본다면 합당한 결과였다. DB는 이날 82-75, 귀중한 역전승을 따냈음에도 오누아쿠로 인하여 마음껏 웃지 못했다.
1옵션 외국선수의 부진에 사령탑과 팀 동료들은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누구보다 오누아쿠의 활약을 기대한 김주성 감독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승리에도 다소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실을 찾은 김주성 감독은 “오누아쿠에게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운을 떼며 “팀을 위해서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데 매번 오늘(22일) 1쿼터 같은 경기력을 보인다. 왜 그러는지 알면 해결책이라도 찾겠는데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답답하다”라며 분노했다.
팀 동료들의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22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나선 이관희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오누아쿠에 대한 말을 이어갔다.
“프로 선수 생활 14년 동안 여러 외국 선수를 만나봤지만, 오누아쿠처럼 대화 자체를 안 하려는 선수는 처음 본다. 나를 비롯하여 (강)상재, (김)시래까지 고참 선수들이 대화를 시도하려 하지만, 기본적인 소통 자체가 어렵다. 동료들이 친근하게 다가가려 해도 단 3마디를 건네는 것이 전부다. 인사만 겨우 할 정도다. 일주일에 웃는 날도 하루 정도이다. 오죽하면 집에서 아내와 딸과는 대화를 하냐고 물어볼 정도이니까… 외국 선수도 국내 선수들과 대화를 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오누아쿠는 그러지 못한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싶다.”
오누아쿠의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 고양 소노 소속으로 뛸 때는 팀 동료들을 무시하는 제스처와 뜻대로 경기가 안 풀리면 나오는 태업성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올 시즌 DB로 거취를 옮긴 후에도 이는 마찬가지.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경기를 치르는 ‘기분파’스러운 행동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이러한 오누아쿠의 불필요한 행동들은 이날 경기에서 정점을 찍었다. DB의 후반기 반등이 오누아쿠의 개선 없이는 결코 나아질 수 없음이 다시금 증명됐다.
과연 오누아쿠는 반등에 성공하여 팀의 수호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는 전적으로 오누아쿠 본인에 달린 과제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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