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투머치 토커라… 하고 싶은 말 다 할게요!” ‘KBL 새내기’ 정승호 캐스터의 진심

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08 02: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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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이상준 인터넷기자] 정승호 캐스터의 농구 사랑, KBL 중계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서울 SK의 정규리그 5라운드 맞대결.

경기 전 이날 중계를 맡은 IB Sports 정승호 캐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정승호 캐스터는 KBL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CJ ENM이 IB Sports에 재판매함에 따라 올 시즌을 시작으로 농구팬들과 처음 호흡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중계석에서 만난 정승호 캐스터는 “스포츠 캐스터 일을 시작한 지 8년이 되어가는 데 KBL 중계는 올 시즌이 처음이다. 그렇기에 시즌 전에는 부담감도 많았고, 아직도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농구의 몰입감 덕분에 코트 가까이서 중계를 하는 나로서는 매 순간이 즐겁다”라며 KBL 중계 첫 시즌에 대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정승호 캐스터의 첫 KBL 중계였던 지난해 10월 24일 창원 LG와 안양 정관장의 맞대결은 그에게 짜릿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경기 중 골대가 주저앉으며 14분간 경기가 중단, 결국 골대가 교체되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이를 본 지인과 동료 아나운서들은 정승호 캐스터의 별명 ‘정승사자’를 떠올리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인생 첫 KBL 중계였는데… 골대가 무너져 내리니까 이게 뭔가 싶더라”라고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정승호 캐스터는 “WWE를 좋아하는 팬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인터뷰를 한 선수는 죄다 다치거나 개인적인 이슈가 생기더라. 그래서 정승사자라는 별명도 자연스레 생겼다. 농구계에서는 그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가진 악의 힘 같은 것이 있나 싶기도 하더라(웃음). 주위에서 ‘정승사자가 농구계에서도 민폐를 끼치는구나’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무너져 내린 골대 덕분에 첫 중계를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새기며 마쳤다”라며 강렬했던 첫 KBL 중계를 기억했다.

정승호 캐스터의 말처럼 그는 오랜 시간 WWE와 K리그 중계를 주로 맡았고, KBL 중계는 올 시즌이 처음이다. 그렇기에 준비 과정과 중계 방식에서 이전과는 많은 차이를 느꼈을 터.

이에 대해 정승호 캐스터는 “축구와는 큰 차이가 있지 않지만, WWE는 단순 스포츠 중계를 넘어 엔터테이먼트도 가미되어 있기에 차이가 크다. WWE에서는 리액션을 더 크게 한다든가, 선수의 특성에 맞게 몰입하여 연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선수의 심리를 자세하게 전달해야 하는 때도 많다. 하지만 농구는 기록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코트 내에서 보이는 대로 열심히 팔로우 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라며 세 종목의 차이를 전했다.

더불어 정승호 캐스터는 자신이 느낀 농구의 매력에 대해 덧붙였는데, ‘버저 소리’라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스포츠에는 시작과 끝이 있고, 끝을 의미하는 소리들이 존재한다. 축구의 휘슬 소리, WWE의 종소리가 그렇다. 그런데 농구에서의 버저는 이와 달리 24초 공격 제한 시간 속 반복적으로 울리는 순간이 많다. 그러한 점 때문에 버저 소리가 나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것의 연장선으로 버저비터 위닝샷으로 승패가 갈릴 때는 중계를 하는 것이 더욱 짜릿하기도 하다. 이때는 버저 소리로 소위 말해 도파민이 폭발한다.” 정승호 캐스터의 말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상윤, 이규섭 해설위원과의 케미스트리도 생동감 넘치는 중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농알못(?)인 나를 잘 도와주시는 멋진 분들이다”라고 웃은 정승호 캐스터는 “이상윤 해설위원은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잘 메워주시는 아버지 같은 큰 어른이다. 반대로 이규섭 해설위원은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랄까? 내가 까불고 장난을 치더라도 귀엽게 봐주신다. 게다가 농구에 대해서 물어보는 모든 것을 디테일하게 알려주시는 친근함을 주신다. 이규섭 해설위원은 혼 액션이라던가 위브 액션 같은 전문 용어를 중계 중에 많이 쓰시지 않나? 그렇다 보니 내가 귀찮을 정도로 많은 것을 물어볼 때가 많다. 하지만 귀찮은 내색 없이 항상 나에게 편하게 대답을 해주신다. 이 자리를 빌려 두 분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라며 두 해설위원과의 호흡을 이야기했다.

이어 “캐스터는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1차적으로 선수들, 그다음으로는 경기 내용을 전달하는 해설 위원들을 뒷받침해줘야 하는 것이 캐스터의 역할이다. 나는 선수들과 두 해설위원을 훌륭하게 지원하는 조연이 되고 싶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KBL 첫 중계를 소화 중인 정승호 캐스터는 지난 1월 16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수원 KT의 맞대결에서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버저비터 위닝샷의 주인공 앤드류 니콜슨의 인터뷰를 통역 없이 진행, 큰 호응을 이끌어낸 것. 그의 주 무대인 WWE에서는 익숙한 일이지만, KBL에서 캐스터가 외국 선수 인터뷰를 통역 없이 진행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기자에게도 다소 색다르게 다가온 장면이기에 시도 계기와 준비 과정을 물어봤다.

정승호 캐스터는 이에 대해 “나의 직장 상사인 정찬우 캐스터는 ‘철썩’이라는 시그니처가 있지 않나? 부럽기도 했고, 나 역시 나만의 농구 중계 시그니처를 가져가고 싶었다. 하지만 외국어를 사용하려 하면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았고, 의성어나 의태어 사용도 생각해봤는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에 대해 물어볼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이러한 고민 끝에 내린 답은 영어가 되는 나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었다”라며 시도 계기를 자신의 고민에서 마련했음을 전했다.

이어 “물론 훌륭하신 통역사들의 도움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 더욱 편하다. 하지만 나는 호주에서 오래 살았고, 직접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면 외국 선수들 특유의 뉘앙스를 팬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 의도를 아나운서 선배들, PD들에게 전하니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라고 응원해주더라. 최대한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고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다. 덕분에 이규섭 해설위원의 ‘도가니탕 먹으러 갈 거야?’라는 유쾌한 질문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재미있었고, 나에게 큰 경험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준비 과정과 영어 인터뷰에 대한 자신감을 덧붙였다.

나아가 정승호 캐스터는 “나는 호주에 오래 있었던 경험 덕분에 타국 살이 중인 외국인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렇기에 외국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 더 많은 눈길이 갈 수밖에 없더라. 특히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KBL에 큰 화제를 몰고 오지 않았나?”라며 외국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에 대한 많은 애정을 쏟게 된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어 “한 예로 가스공사의 샘조세프 벨란겔이 워밍업을 할 때 사전 조사를 하러 간 적이 있다. 벨란겔이 자기는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농구를 하지 않았으면, 필리핀에서 프로게이머를 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농구 게임은 무엇을 좋아하나?’와 같은 부수적인 질문을 던졌고, 이를 중계에 녹여냈다. 이처럼 외국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자국에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녹여내는 캐스터가 되고 싶다”라며 이들에 대한 애정을 중계에 녹여내는 비법도 전했다.

끝으로 정승호 캐스터는 농구 캐스터로서의 자신의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WWE 중계를 하면서 느낀 것이 모든 스포츠에는 우리의 인생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선수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업다운도 존재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이야기로 농구를 풀어주는 캐스터라는 인상을 팬들에게 주는 것이 목표다. WWE 중계에서는 성공했다고 생각하는데, 농구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승호 캐스터의 목표였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치려던 순간, 정승호 캐스터는 기자를 붙잡았다. 


“제가 좀 투머치 토커 기질이 있는데… 어떤 말이던 상관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도 될까요?”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 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고,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았다.

 

“농구팬들께서도 인생에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버저비터 같은 위닝샷을 성공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50-100의 스코어가 119-120으로 끝날 수 있는 스포츠가 농구고, 타 스포츠와 다르게 0.1초 남은 순간 마저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게 농구다. 인생도 극적인 순간은 모든 일의 마지막에 온다고 생각한다. 농구 팬 모두 각자의 사연 속에서 모두의 ‘위닝샷’을 만드는 삶이 가득하시길 바란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농구와 스포츠에 대한 정승호 캐스터의 진지함과 사랑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사진_점프볼 DB(윤민호, 박상혁,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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