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가진 선수 막는 건 대학 최고” 한양대 김선우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2 06: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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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원규 기자] 김선우는 작다. 그런데 신장에 비해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다. 그는 지난 시즌 팀 내 리바운드 3위, 공격 리바운드 2위였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미리 낙하지점을 예측해서 빠르게 움직인다. 스피드와 활동량은 김선우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팀의 사기를 높인다.

 


김선우는 2024 ‘KUSF 대학농구-U리그(이하 대학리그)’ 팀 내 출전 시간 1위다. 팀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와 스틸, 굿디펜스를 기록했다. 김선우가 코트를 지켜야 했던 이유다.

2025 대학리그 경희대와 개막전. 한양대는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정재훈 한양대 감독은 “한양대에 와서 개막전 승리가 두 번째다. 한 번 조선대를 만났고 나머지는 연고대였다”며 개막전 승리를 기뻐했다.

정 감독은 2018년 한양대에 부임했다. 부임 첫해 개막전 상대는 고려대였다. (펜데믹 시즌 제외) 2023년 조선대만 예외였고 개막전 상대는 늘 고려대 아니면 연세대였다.

경기 종료 11.7초 전 박민재의 팁인이 결승골이 되었다. 이날 박민재는 3개의 3점 슛 포함 13득점을 올렸다. 김선우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이었다.

박민재의 3점 슛 3개는 김선우의 어시스트에 의한 것이었다. 김선우는 이날 5개의 어시스트를 전달하며 팀 내 가장 많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놀라운 점은 필드골 성공률도 한양대 선수 중 제일 높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기록이 있다. 김선우는 경희대로부터 8개의 파울을 유도했다. 그중 2개는 오펜스 파울이었다.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오펜스 파울을 유도했고 낮고 빠른 드리블로 디펜스 파울을 만들었다.

김선우는 경기 후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입학하고 경희대를 한 번도 못 이겼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1쿼터는 다 긴장했다. 2쿼터부터 준비했던 수비와 속공에 집중하면서 잘 풀린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펜스 파울 유도는 스크린이 세게 와서 요령 있게 넘어졌다고 했다. 플라핑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진짜 세게, 진짜 너무 아팠다”라며 억울해했다. “매치업 상대를 밀착 마크하다 보니 스크린 파울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민재의 3점 슛 어시스트는 연습했던 것이라고 했다. “동계 때 계속 연습하던 제가 패스하던 구간과 (박)민재가 돌아 나온 구간이 정확하게 일치”했다는 것이다. 박민재가 3점 슛을 성공시킨 곳이 모두 같지는 않았다. 많은 훈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양대는 1쿼터 11득점에 그쳤다. 2쿼터에 18득점을 올렸고, 3쿼터와 4쿼터에 각각 15점, 14점을 추가했다. 58점은 많은 득점이 아니다. 그러나 이기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경희대 득점을 57점으로 막았다.

경기 후 정 감독은 김선우가 고맙다고 했다. 공격에서 활약도 좋았다. 그러나 더 좋았던 것은 수비다. 강하게 볼 핸들러를 압박하며 오펜스 파울을 유도했고 스틸을 만들었다.


 

“공 가진 선수 막는 건 대학 최고다. 활동량이 많아서 체력 부담도 큰데 악착같이 막는다”며 “프로에서 필리핀 가드 수비를 맡겨도 될 것”이라고 김선우 사용법을 전했다.

김선우의 이번 시즌 목표는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비현실적 목표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대한 높게 생각하고 가려고요”라고 답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대학리그에서 스틸 5위, 어시스트 5위 안에 드는 것이다. 경기당 2개 이상 3점 슛을 35% 이상 성공률로 넣는 것도 계획에 담았다. “최종 목표는 프로 진출”이다.

프로에서 “앞선 수비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코트에서는 누구보다 많이 뛰어다니고, 궂은일을 제일 많이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날 경기를 본 한 농구인은 “신장이 작다. 재능이 있지만, 솔직히 김승현 같은 특출난 재능은 아니다. 그런데 감독이 이뻐하지 않을 수 없다. 저렇게 많이 뛰고, 수비와 궂은일을 다 해주는데”라고 김선우를 칭찬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신장은 코트 위에선 가장 작았지만, 그 차이를 비웃기라기도 하듯 장신 선수들을 농락했던 앨런 아이버슨의 말이다. 앨런 아이버슨 이후 “심장으로 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김선우도 심장으로 한다. 아이버슨의 심장은 아닌 것 같다. ‘두 개의 심장’으로 불렸던 박지성에 더 가깝다. 강한 체력과 놀라운 기동력은 박지성을 '세 개의 폐', '두 개의 심장', '언성 히어로' 등으로 불리게 했다.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웨인 루니는 “박지성과 함께 한 우리 모두는 그가 맨유 성공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큼이나 중요한 존재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존재였다.

좋은 영화에 빠지지 않는 것이 주연 같은 조연이다. 좋은 팀도 그렇다.



김선우의 과거 경기 전 인터뷰에는 “잘 막겠다”는 각오가 많다. ‘넣는 것’보다 ‘막는 것’에 더 에너지를 쏟는다. 휘문중, 휘문고에서 주연이었던 김선우는 대학에서 조연을 자처한다. 4학년인 지금도 그렇다.

좋은 팀에는 도미도 있고 가자미도 있다. 4학년이 그것도 주장이 가자미가 되는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공격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술했듯이, 그는 경희대와 대학리그 개막전에서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어시스트, 가장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사진_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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