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천/홍성한 기자] "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
부천 하나은행의 경기가 있을 때면 관중석에서 어김없이 '주황 모자'를 쓴 한 아저씨를 볼 수 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다. 정규리그만으로도 부족하다. WKBL 미디어데이와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다.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세를 탈 정도다. 그 정체는?
5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 이날 경기에서도 역시 '주황 모자 아저씨'를 관중석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전반전 종료 후 찾아가 봤다. 그리고 웃으며 운을 뗐다. "이름은 류건하, 나이는 비밀이에요."
류건하 씨는 이어 하나은행에서 뛰고 있는 고서연의 팬이라고 밝혔다.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고 있다가 우연히 하나은행의 경기를 봤어요. 그런데 단발머리를 한 선수가 너무 잘하는 거 있죠? 그때부터였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고등학생이었더라고요. 그래서 더 놀랐죠."
"너무 인상적이어서 직접 경기를 보러 갔어요. 그런데 그때 또 한 번 반했죠. 이렇게 하나은행까지 같이 응원하게 됐어요."
앞서 언급했듯 류건하 씨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하나은행 경기가 있을 때면 등장한다. 그게 거리가 먼 부산이든, 청주든, 아산이든 말이다. 심지어 이번 인천은 허리를 삐끗한 상태임에도 찾았다. 여러 응원 도구도 함께였다.
"사실 며칠 전에 허리를 삐끗해서 마음속으로 갈까 말까 갈등이 정말 심했어요. 결국 침을 맞고 왔답니다(웃음). 계단 올라오는데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죠"라고 설명했다.
시그니처와 같은 주황 색깔 모자에 대해서도 전했다. 예상대로 고서연과 연관되어 있었다.
"정말 많이 물어보셨어요(웃음). 응원하는 고서연 선수가 제주도 출신이에요. 그래서 감귤 색깔과 같은 비니를 쓰게 됐죠. 오래 쓰고 다니던 주황 색깔 비니가 있었는데, 이번에 고서연 선수가 같은 색깔의 비니를 새로 선물 해준거 있죠. 눈에 띄려고 이 색깔을 고른 건 아니에요"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 모자를 쓰고 관중석에 있을 때면 어떤 마음일까.
류건하 씨는 "첫 번째 생각은 당연히 모든 선수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두 번째는 하나은행 승리죠(웃음). 세 번째는 승리 뒤 고서연 선수의 활약이 더해졌으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응원의 메시지도 더했다. "고서연 선수 퇴근길에 늘 몸 괜찮냐고 물어봐요. 요즘은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족저근막염 때문에. 고서연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아프지 않아야 좋은 경기력이 나오잖아요.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하나은행도 어려운 상황인데 열심히 응원해 조금의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입니다." '주황 모자 아저씨'의 정체였다.
#사진_홍성한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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