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용산/홍성한 기자] '민트보스' 김정은(하나은행)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24일 용산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아산 우리은행의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단비가 정규리그 MVP 포함 역대 2번째 8관왕을 수상했다. 여기에 '맏언니' 김정은은 모범선수상과 특별상의 주인공이 됐다.
특별상 시상하는 시간이 다가와 사회자 입에서 김정은(하나은행)의 이름이 불렸다. 앞서 모범선수상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라온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곧 환호성이 들렸다. 이유는 현역 연장 의지를 깜짝 전달했기 때문이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팀 회식하면서 후배들이 1년만 더해주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다. 숨길 게 없는 것 같다. 진심을 얻었다. 그래서 한 시즌 더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정은의 말이었다.
김정은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평균 29분 23초를 뛰며 9.3점 6.9리바운드 2.4어시스트 1.1스틸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 2일에는 정선민(8140점)을 넘어 WKBL 역대 통산 득점 1위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현역 연장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이날 깜짝 발언으로 사실상 한 시즌을 더 예약했다.
이는 가족들도 몰랐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시상식 종료 후 만난 김정은은 "그냥 충동적으로 말해버렸다(웃음). 다 은퇴하는 줄 아는데…선수들이 회식 자리에서 오열하며 한 시즌 더 하면 안 되겠냐고 고백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은 남편과 유일하게 나눴다. 김정은은 "시즌 말에 남편과 밥 먹다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렇게는 은퇴 못할 것 같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면서 만류했다"고 밝혔다.
항상 곁을 지켜주는 팬들의 존재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사실 버스 타러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라고 운을 뗀 김정은은 "이렇게 지는데도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 마지막 목표는 당연히 하나은행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김정은은 "하나은행으로 돌아올 때 2년을 봤다.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챔피언결정전을 힘들겠지만, 플레이오프만 가자고 생각했다. 내가 20시즌을 넘게 했는데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이렇게 '민트보스'의 시간은 당분간 계속해서 흐르게 됐다. 어쩌면 정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코트 위 모습일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그림을 꿈꾸는 김정은의 '라스트댄스'가 막을 열였다.
#사진_유용우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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