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홍성한 기자] "쉬었다 들어갔는데, 뛰어줘야지…한 번만 빨리 뛰어서 해보라고 한 번만. 힘 있게."
3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원주 DB의 맞대결. DB가 53-57로 뒤처진 3쿼터 종료 4분 49초를 남기고 작전타임에서 나온 말이다.
DB 김주성 감독이 내뱉은 이 말들은 모두 치나누 오누아쿠를 향했다.
DB의 최근 고민은 저조한 득점력에 있었다. 6라운드 7경기서 평균 70.6점. 서울 삼성(68.9점)에 이어 뒤에서 2등으로 매우 저조한 수치다.
김주성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오누아쿠 이야기를 꺼냈다. "솔직히 말해서 오누아쿠가 골밑에서 활약을 해주면 전부 다 해결될 일이다. 활동 반경이 너무 떨어진다. 3점 라인만 왔다 갔다 하고 우리가 맞춰왔던 플레이들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즉, 적극성, 준비된 움직임 등이 공수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견해였다.
이날 경기도 어김없었다. 허무한 실책을 해도 백코트 할 의지조차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무성의한 플레이가 계속되자 김주성 감독은 결국 일찌감치 오누아쿠를 교체했다.
2쿼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오누아쿠는 3쿼터 초반 다시 코트를 밟았다. 달라짐은 없었다. 계속되는 태업성 플레이. 김주성 감독은 결국 국내 선수들에게 "볼 안 줘도 돼, 주지 마, 공 안 잡잖아, 빼서 천천히 해"라고 이야기했다.
오마리 스펠맨도 피해자가 됐다. 정강이 다친 여파로 통증이 있는 상태라 출전 시간 조절이 필요했지만, 무려 30분 15초를 코트에 있었다.
오누아쿠의 기록은 8분 23초 출전 5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야투 시도는 단 1번에 불과했다. 돌아온 건 완패(70-86)였다. 경기 후 김주성 감독은 "외국선수 활동량이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걸어 다니다 보니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고 짚었다.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 시즌 소노 유니폼을 입고 뛴 바 있는 오누아쿠는 당시에도 코트에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거나, 선수 교체에 직접 개입하는 등 떨어진 프로 의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이제는 감독이 선수에게 "뛰어줘야 하는데…"라고 간곡하게 부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선수에게 과연 프로의 자격이 있을까.
이 모든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중계진은 이렇게 말했다. "농구선수가 코트에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의무인데요.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닙니까?"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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