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조원규 기자] ‘제62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이하 춘계)' 남고부 결선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대체로 대회 전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날 예상 외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A조 전주고 2승 / 안양고, 송도고 1승1패 / 상산전자고 2패
전주고가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수도권 강호 송도고와 안양고를 연파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부상 선수는 있지만, 그래도 안양고 전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강한 수비와 속공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1학년 빅맨 장인호(195)의 리바운드도 큰 힘이 됐다.
남은 한 자리는 안양고와 송도고 승자가 차지한다. 송도고는 베스트 5의 평균 신장이 180.4센티다. 프로필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작다. 그러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력은 안양고 우위라는 평가다. 과제는 송도고의 압박 수비를 이겨내는 것이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상산전자고는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비록 2패를 당했지만, 선수들의 의지는 강렬했다. 승리의 경험이 아쉬웠다.
B조 삼일고 2승 / 명지고. 대전고 1승1패 / 충주고 2패
삼일고가 예상대로 2승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명지고와 대전고에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남은 경기는 충주고. 설사 패배해도 조 1위는 확정이다. 최영상(180, 3년), 양우혁(179, 3년) 백코트 경쟁력은 권대현(191, 2년)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해소했다. 평균 28.5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중인 김상현(191, 3년)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명지고와 대전고는 조 2위를 위한 마지막 승부를 준비한다. 전력은 명지고가 앞선다는 평가다. 전체적으로 명지고 선수들의 구력이 길고 경기 경험이 더 많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대전고와 충주고전도 충주고의 승리를 예상한 관계자가 더 많았다.
충주고도 선전했다.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상산전자고와 동병상련이다. 문제는 이겨본 경험이었다.
C조 양정고, 무룡고 2승 / 휘문고, 홍대부고 2패
양정고는 강했다. 무룡고는 더 강해질 것이다. 두 팀은 2연승으로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양정고의 화력은 고교 최강 용산고, 경복고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엄지후(187, 2년)의 빠른 돌파는 알고도 막기 힘들다. 서동찬(191, 3년)의 림어택도 자신감이 있다. 윤주혁(188, 3년)과 김승현(183, 2년)은 언제든지 외곽포를 가동할 수 있다. 박지원(198, 3년)은 리바운드와 블록슛으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무룡고는 김건하가 살아났다. 부상으로 동계 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전날 홍대부고와 경기에서 경기 체력, 경기 감각의 문제를 드러냈다. 휘문고와 경기는 달랐다. 활동량이 많아졌다. 수비를 찢는 움직임도 많아졌다. 연장에서는 직접 해결했다. 68-65에서 연속 9득점을 올렸고, 팀은 77-69로 승리했다.
양정고와 무룡고는 16일 조 1위 결정전을 준비한다.
휘문고는 아쉬움을 삼켰다. 양정고를 상대로 2쿼터까지 선전했다. 무룡고를 상대로는 연장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홍대부고는 박정웅, 손승준, 손유찬 등 출중했던 선배들의 영향력을 지우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현진이 경기 감각을 회복하면 또 다른 팀이 될 것이다.
D조 강원사대부고, 군산고 2승 / 여수화양고, 계성고 2패
강원사대부고와 군산고가 2승으로 예선 관문을 통과했다. 조 1위 결정전만 남았다. 이 경기의 의미는 너무너무 크다.
조 1위로 올라가면 16강전 없이 8강에 직행할 확률이 28.6%다. 7팀 중 2팀이 8강에 직행한다. 추첨 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16강에서 다른 조 1위 팀을 피할 수 있다. 1위 팀을 만나는 것과 2위 팀을 만나는 것의 차이는 크다. 8강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대회 경기력은 강원사대부고가 낫다는 평가다. 그러나 강원사대부고에는 최유진(197, 3년)의 높이를 감당할 선수가 없다. 군산고 주득점원 강민서(186, 3년)의 높이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계성고는 리빌딩의 시간이 필요하다. 준우승 주역들이 모두 졸업했다. 흑인 탄력의 2미터 트윈타워를 가동할 수 있는 여름을 기대한다. 여수화양고는 군산고전 아쉬운 패배로 결선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다음 대회를 위해 빠르게 팀을 정비할 계획이다.
E조 용산고 2승 / 천안쌍용고, 배재고 1승1패 / 청주신흥고 2패
평균 득점 112점에 득실마진 +52.5점. 2연승 상대인 천안쌍용고와 청주신흥고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용산고 전력이 압도적이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
첫날 용산고에 패한 천안쌍용고는 배재고를 상대로 1승을 올리며 결선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남은 상대는 청주신흥고. 이재현(190, 3년) 30득점 12리바운드, 류주영(186, 3년) 23득점 6어시스트, 장현성(188, 3년) 3점 슛 4개 등 기대했던 선수들이 자기 몫을 충분히 하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전날 배재고에 연장 접전 끝에 분루를 삼킨 청주신흥고는 용산고에게 초반부터 무너졌다. 그러나 결선 진출의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천안쌍용고를 10점 차로 이기면 골득실 차로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 과제는 상대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는 것이다. 김성혁(188, 3년)의 슈팅 감각 회복도 필수다.
배재고는 용산고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승리하면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지만, 전력 차가 너무 크다.
F조 경복고, 제물포고 2승 / 광주고, 마산고 2패
경복고가 57득점 27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합작한 이학현(182, 3년), 윤지원(192, 2년), 송영훈(194, 2년)의 활약으로 2연승을 달렸다. 더 반가운 건 엄성민(198, 1년)이 13분 11초만 뛰며 9득점 4리바운드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는 점이다. 엄성민이 전력에 가세하면 경복고는 더 강해진다.
제물포고도 2연승을 달렸다. 전날 32득점 1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백종원(195, 2년)이 이날도 41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경기를 지배했다.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조기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경복고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는 부담 없이 싸울 수 있다.
광주고는 지난 동계 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병무(185, 3년), 박주현(181, 2년), 추유담(183, 1년) 백코트 트리오의 경쟁력이 높고 김경륜(193, 2년)의 득점력도 좋았다. 그러나 제물포고에게 일격을 당했다. 30-49의 리바운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풀어야 할 과제지만, 풀기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마산고는 김선종(175, 2년)이 55득점, 이서우(177, 2년)가 38득점으로 분전했다. 그러나 무서운 폭발력에도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98득점을 했지만 106점을 허용했다. 뛸 수 있는 선수도 적어 고심이 깊다.
G조 광신방예고 2승 / 낙생고, 동아고 1승1패 / 인헌고 2패
광신방예고가 결선 고지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인헌고를 상대로 채현태(194, 3년)와 송한준(198, 3년)이 40점을 합작했고 함태영(180, 2년)이 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그러나 예선 과정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광신방예고의 목표는 4강 이상이다. 남은 동아고를 상대로는 더 압도적인 경기력이 필요하다.
동아고는 인헌고를 제물로 1승을 챙겼다. 그런데 낙생고를 상대로는 큰 점수 차로 패했다.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가 6명에 불과하다. 마지막 상대는 광신방예고다. 예선 관문을 넘기에 험난한 일정이다.
낙생고는 동아고를 대파하고 결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인헌고에 18점 차 이상 패하지 않으면 예선을 통과한다. 주현성(190, 3년)이 27득점 9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유하람(205, 2년)은 28분 36초를 소화하며 12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인헌고는 이번 시즌 전력 누수가 가장 큰 팀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저학년들의 출전 기회가 적었다. 3학년도 2명만 남았다. 시간이 필요하다.
예상대로 용산고는 강했다. 12명의 선수를 고르게 기용해도 100득점을 넘겼다. 승리를 챙기면서 저학년 선수들의 경험도 쌓고 있다는 의미다. 저학년 선수들도 중학교 때 유망주 소리를 들었다. 다시 한번 왕조를 구축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경복고다. 윤지훈의 결장에도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물론 강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경복고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엄성민의 성장, 윤지훈과 신유범의 합류 등 여름 이후 전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양정고도 높은 경쟁력을 뽐냈다. 포지션 밸런스가 좋다. 높이도 경쟁력이 있다. 수비도 예상보다 탄탄했다. 휘문고와 홍대부고를 상대로 평균 64.5점만 내줬다. 선수층의 두터움은 용산고, 경복고와 비교해 차이가 있다. 승부처를 접수할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도 과제가 될 수 있다.
광신방예고도 포지션 밸런스가 좋다. 높이도 좋다. 과제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다. 인헌고와 경기 3쿼터부터 함태영의 경기력이 살아난 점은 긍정적이다. 2학년이지만, 공격 조립에 능한 선수다.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를 전달할 능력이 있다.
무룡고는 김건하의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다. 휘문고와 경기, 연장 승부를 본인의 손으로 끝낸 건 긍정적 신호다. 아쉬운 점은 공격에서 다른 선수들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김진호 무룡고 코치의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다.
계성고, 군산고, 낙생고, 명지고, 삼일고, 안양고, 홍대부고 등 춘계보다 전력이 강해질 팀들이 많다. 전술했듯이, 경복고도 그렇다.
지방 팀들의 경기력이 높아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무룡고와 전주고는 물론 광주고, 천안쌍용고, 청주신흥고의 경기력이 만만치 않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강원사대부고, 상산전자고, 충주고 등도 경쟁력이 높아졌다. 군산고, 계성고의 전력도 좋아질 전망이다. 수도권 팀과 비수도권 팀의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봄보다 여름의 고교농구가 더 치열할 전망이다. 중상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방 팀의 선전 또한 그 어느 해보다 기대된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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