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초짜 레딕 감독이 시즌 첫 위기를 맞았다.
LA 레이커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 93-134로 대패했다.
무려 41점 차이가 나는 완패였다. 보통 NBA에서 20점 차이 이상은 흔히 볼 수 있지만, 40점 이상 차이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이날 레이커스의 경기력은 심각했다.
1쿼터부터 레이커스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이애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마이애미의 노마크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아서 망정이었지, 사실상 1쿼터에 경기가 끝날 뻔했다.
2쿼터에도 레이커스의 경기력은 달라지지 않았고, 마이애미는 너무나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반면 레이커스의 3점슛은 던지는 족족 림을 외면했다. 69-52로 압도적인 마이애미의 우위로 전반이 끝났다.
후반에는 더 심각했다. 3쿼터, 마이애미의 타일러 히로가 3쿼터에만 3점슛 7개를 성공하며 레이커스의 숨통을 끊었다. 결국 양 팀의 주전 선수들은 3쿼터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무엇보다 레이커스의 모든 선수들이 발이 무거웠다. 베테랑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활동량이 낮았고, 에너지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최근 레이커스의 일정이 빡빡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고려해도 이날 경기는 너무 심각했다.
레이커스의 감독 JJ 레딕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망감을 표출했다. 레딕은 "우리는 지금 하나의 그룹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며 선수들의 팀워크에 대해 지적했다.
또 "부끄럽다. 우리 모두 부끄러운 경기다. 올바른 정신과 프로의식이 없었던 경기였다. 물론 나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선수들을 강력히 비판했다.
제법 강도가 높은 비판이다. 감독이 공개적으로 선수들을 비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런 레딕 감독의 비판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레딕 감독의 책임을 묻는 사람도 많았다. 팀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만든 것은 분명히 감독 책임도 있다.
레딕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레이커스 감독직을 맡았다. 직전 감독이었던 다빈 햄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고, 레딕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놀라운 점은 레딕은 이번 레이커스 감독 전까지 감독 경험은 커녕 코치 경험도 없는 초짜였다는 사실이다. 레딕은 지난 시즌까지 NBA 해설자로 활약했다.
레이커스 수뇌부는 젊고,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레딕을 선임했다. 레딕은 현역 시절부터 이름난 3점 슈터였고, 높은 BQ와 전술 이해도를 가졌던 선수였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까지 현대 농구의 추세인 3점슛보다 골밑 위주의 농구를 펼쳤던 팀이었다. 레딕에게 기대하는 바는 명확했다.
레딕 감독은 시즌 초반에 레이커스 수뇌부가 바라던 농구를 했다. 빠르고, 스페이싱이 원활하고, 3점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농구다. 이런 농구를 통해 상승세를 탔었다. 성적과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레딕 감독의 농구가 간파된 느낌이 들고 있다. 레딕 감독의 농구인 스페이싱과 외곽 공격을 상대 팀이 모두 읽고 있다. 이날 마이애미도 레이커스의 3점슛을 철저히 봉쇄했다. 단순히 3점슛을 막는 것이 아니라, 3점슛 시도 자체를 막았다. 결국 레이커스는 비효율적인 골밑 공격과 미드레인지 공격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초짜 감독 레딕에게 시즌 초반부터 대형 위기가 찾아왔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레이커스는 다른 팀과 기대치가 다르다. 언제나 미디어의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는 팀이다. 팬들의 기대치도 상상을 초월한다. 또 빡빡한 서부 컨퍼런스의 순위 싸움을 생각하면, 시즌 초반은 매우 중요하다.
과연 레딕 감독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레딕 감독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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