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트레이드 당시부터 이해하기 힘들었던 트레이드가 역시나 안 좋은 결말로 가고 있다.
밀워키 벅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124-145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밀워키는 동부 컨퍼런스 6위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완벽한 패배였다. 밀워키는 1쿼터에 3점슛이 폭발하며, 44-37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2쿼터부터 트레이 영을 중심으로 한 애틀랜타의 화력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 자카리 리사셰르에 득점을 계속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영은 19점 1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리사셰르는 커리어 최고인 36점을 올렸다.
반면 밀워키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31점 9리바운드로 고군분투를 했으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아데토쿤보는 활약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4쿼터 내내 홀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질 정도의 원맨쇼였다. 이런 아데토쿤보의 활약도 밀워키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시즌 내내 비교적 순탄하던 밀워키는 시즌 막판에 대형 위기가 찾아왔다. 일단 경기력 자체가 매우 좋지 못하고, 최근 데미안 릴라드가 혈전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태다. 밀워키는 시즌 내내 릴라드와 아데토쿤보가 팀을 이끌어갔다. 릴라드의 이탈은 사실상 밀워키에 사형 선고나 다름이 없는 수준이다. 아데토쿤보가 원맨쇼를 펼쳐도, 이날 경기처럼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릴라드가 이탈한 이상, 다른 선수들이 아데토쿤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최근 몇 년간 밀워키의 2옵션은 크리스 미들턴이었다. 미들턴은 아데토쿤보와 함께 밀워키에서 성장한 선수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출신이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이 없는 선수였다. 미들턴은 아데토쿤보와 달리 미드레인지와 3점슛에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또 패스 센스와 수비에도 능했다. 즉, 아데토쿤보의 부담을 덜어주는 최적의 선수였다.
문제는 미들턴이 노쇠화가 왔다는 것이다. 1991년생의 미들턴은 지난 시즌부터 노쇠화가 역력히 눈에 보였다. 지난 시즌 평균 15점 5.3어시스트 4.7리바운드로 전성기 시절에 비해 크게 내려온 기록을 남겼다. 단순히 기록뿐만 아니라, 경기 내부에서 영향력도 많이 감소했다.
이 트레이드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미들턴이 기량 하락이 온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트레이드 대상이 쿠즈마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그 이유는 쿠즈마는 현존 NBA 선수 중 최악의 효율을 자랑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승리와 가장 거리가 먼 선수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2017 NBA 드래프트 전체 27순위로 레이커스에 지명됐던 쿠즈마는 커리어 초반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당시 암울하던 레이커스에서 화려하게 등장해 득점원으로 이름을 날린 것이다. 그런 쿠즈마가 가장 빛난 순간은 주득점원이 아닌, 롤 플레이어 시절이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와 함께 뛰며, 궂은일과 수비에 집중하며 주가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레이커스에서 워싱턴 위저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쿠즈마의 플레이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비와 궂은일이 아닌 공격에만 집중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심지어 공격도 좋은 공격이 아닌, 무리한 슛을 남발하는 선수가 됐다. 3점슛 성공률도 30% 초반에 그쳤고, 이번 시즌에는 심지어 3점슛 성공률이 28.4%였다.
팀 플레이어이자, 아데토쿤보와 좋은 궁합을 자랑했던 미들턴을 보내고, NBA 최악의 효율성을 가진 쿠즈마를 영입한 것이다. 물론 밀워키는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했고, 레이커스 시절의 쿠즈마를 기대하고 영입했을 것이다.
역시는 역시였다. 밀워키에서도 쿠즈마의 나쁜 효율은 달라지지 않았다. 밀워키에서 24경기 평균 14.2점 6.5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42.9%, 3점슛 성공률 28.7%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워싱턴에서 보였던 기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더 암담한 사실은 이런 쿠즈마의 계약이 2026-2027시즌까지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한 번의 트레이드지만, 밀워키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잃은 셈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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