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수원/정다윤 인터넷기자] 문정현(23, 194cm)이 팀을 이끌며 플레이오프 4강의 문을 열었다.
수원 KT는 20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5차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78-76으로 승리했다.
이날(20일) 경기는 내내 팽팽했고, 종료 직전까지 점수는 동점이었다. 그러나 승부의 무게는 허훈의 손끝에서 갈렸다. 허훈의 위닝샷이 림을 갈랐고, 2.8초를 남긴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KT는 그렇게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문정현이 13점 5리바운드로 기록하며 팀의 흐름과 에너지를 주도했고, 하윤기가 19점 11리바운드로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만난 문정현은 “홈경기였고, 지면 탈락, 이기면 4강인 경기인데 모든 걸 쏟아 부었는데 이기게 되어서 기분 좋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문정현은 단순한 활약을 넘어, 경기의 중심축이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위기마다 빛난 허슬 플레이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4쿼터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 장면은 집중력과 투지를 오롯이 담아냈다. 치열함 속에서도 흐름을 읽는 감각과 간절함으로, 팀의 봄 농구를 완성해갔다.
그러나 이번 6강 PO, 휘슬 하나에 분위기는 급변했고, 몸싸움엔 물러섬이 없던 전쟁 같은 시리즈였다. 이에 대해 문정현은 “이번 시리즈가 가장 빡센 것 같다. 심판 콜에 예민하고 몸싸움이 더 하드해졌다. 이것도 잘 이겨낸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뭐 어쩌겠냐 이겨낼 부분이고, 우리는 멋있게 경기로 승부하자’고 말씀해주셨다. 콜이 어떻게 하면 소프트한지 하드한지 파악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비록 오늘 4파울을 범했지만, 더 잘 파악을 해야될 것 같다”라며 덧붙였다.
지난 문정현과 김낙현의 인터뷰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줄이 느껴질 만큼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문정현이 ‘우리는 더 큰 목표를 바라보는 팀’이라는 여운 섞인 발언을 남기자, 김낙현은 ’허세는 그만’이라며 직격구를 날렸다.
이에 대해 문정현은 “마치 ‘가스공사는 6강이 전부’라는 식으로 내가 말한 것처럼 비춰졌는데,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솔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나는 가스공사를 향해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우리 팀이 가진 목표가 더 컸기에 아쉬움이 컸다는 뜻으로 이야기한 거였다. 그렇게 비춰지면서, 팬들께서 DM으로 인신공격은 물론 듣기 힘든 말들도 많이 들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문정현은 김낙현의 반응 역시 선배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받아들였다. 다만 말의 진심이 다른 결로 전달되면서, 낯선 시선과 무게에 짓눌렸다. 오해를 바로잡을 틈도 없이 흘러간 시간 속에서, 말보다 무거운 공기를 견디며 자신만의 균형을 지켜야 했다.
문정현은 “(김)낙현이 형도, 내가 한참 어린 후배다 보니 그런 말이 불쾌하셨을 수 있고, 또 충분히 그렇게 말하신 것도 이해한다”며 이어 “사실 조금 힘들었다. 대구 코트에 들어가도, 밖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을 들었고, DM도 계속 와서 심적으로 힘들었다. 호텔에 있어도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오는데, 코트 위에서까지 그럴 때는 많이 힘들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문정현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든 상황에 대해 스스로 돌아봤고, 상처받았을 수 있는 이들에게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태도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문정현은 “어디 나서서 해명할 자리도 없고, 사실 정말 해명하고 싶었다. 가스공사는 내가 정말 존경하고 멋진 팀인데, 이렇게 비춰져서 너무 속상하다.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며 전했다.
끝으로, 5차전 혈투 끝에 KT가 시리즈를 가져가며 4강에 올랐다. KT의 여정은 정규리그 1위 SK와의 맞대결로 이어진다.
문정현은 “SK는 정말 빈틈이 없다. 누구를 막아도 다른 이가 터지니까. 좋아하는 형들이랑 또 붙게 되었는데, 이번에 멋있게 배운다는 마음보다는, 선수로서 한 번 해보고 싶다. 물론 부족하겠지만 투지에서는 지지 않겠다”라며 포부를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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