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정다윤 인터넷기자] 짧은 체험이었지만, 그들이 매일 쌓아가는 땀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5일,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 체육관. 홍대부중 농구부 선수들이 매일 소화하는 운동을 본지 취재진이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도는 홍대부중 김동환 코치가 맡았다.
홍대부중 농구부는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경기력 향상은 물론 학업과 인성 교육을 함께 중시하는 팀이다. 이번 체험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정신을 몸으로 느껴보기 위한 자리였다.
유니폼까지 받았다. 나는 6번, 농구맨(서호민 기자)은 99번이다. 이때까지는 기분 좋았고 설레였다. 그런데...
훈련은 시작부터 강도가 달랐다. 기본 드리블부터 복합 동작까지, 순서를 기억하며 빠르게 연결해야 했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훈련은 더 빠른 템포로 이어졌다. 옆에서는 선수들이 능숙하게 동작을 이어갔다.
당황하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하면 돼요, 다음 동작은 이거예요”라고 친절히 설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실력뿐만 아니라 서로를 돕는 배려까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이어진 인터벌 달리기는 코트 끝을 터치하고 다시 전력으로 돌아오는 방식. 단순한 왕복이 아니라, 매 순간 전력을 다해 질주해야 했다. 취재진은 네 번 만에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결국 벽을 짚으며 비틀거리듯 코트 밖으로 빠져나왔다. ‘정신을 잃어가는 기분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반면 선수들은 흐트러짐 없이 코트를 누볐다. 어린 나이에도 체력, 집중력, 끈기까지 고루 갖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각 패스 훈련에서는 이동과 드리블, 패스를 빠르게 연결해야 했다. 이제야 볼 잡고 운동 시작이다. 빠른 템포 속에서도 손발이 제법 맞아갔고, 몇 차례 깔끔한 패스가 이어지자 선수들이 “농구 좀 해봤어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물어왔다. 잠깐이나마 얻은 작은 자신감이었다.
본격적인 속공 훈련으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다시 달라졌다. 쓰리맨, 포맨 상황에서 끊임없이 변형되는 패턴을 따라가야 했다. 생각은 늘 한 박자 느렸고, 움직임은 따라잡지 못했다. 코트 반대편까지 돌파해 코너에서 슛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 취재진은 패스를 받을 준비를 했지만, 볼 핸들러가 돌파 후 직접 슛을 던졌다. 주위에서는 “왜 패스 안 해!” 하는 농담 섞인 야유가 터졌지만, 돌이켜보면 잘한 선택이었을지도.
훈련은 4대4, 5대5 세트 오펜스로 이어졌다. 취재진은 수비에서 구멍이 됐고, 내 앞에서 터지는 3점슛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공격에서는 스크린을 걸고 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에게 시원하게 블록당했다. 살면서 이렇게 깔끔하게 당한 블록은 처음이었다.
중간에 물을 마시는 정도의 짧은 휴식 외에는, 훈련 내내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다. 초반부터 체력이 바닥난 취재진은 한쪽 벤치에 주저앉아 있었지만, 선수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코트를 누볐다. 쉬는 시간에도 슛을 던지며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훈련이 끝나자, 프로처럼 진지했던 선수들은 금세 천진난만한 학생의 얼굴로 돌아왔다. “선생님은 기자예요?”, “통영대회도 오세요?” 해맑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훈련 중 눈에 공을 맞은 선수도 김동환 코치의 농담 한마디에 씩 웃으며 괜찮다는 손짓을 보냈다. 힘든 훈련을 소화한 뒤에도 마지막까지 밝은 에너지를 잃지 않는 모습도 강렬했다.
홍대부중 농구부는 단순히 농구 기술을 가르치는 팀이 아니었다. 실수에도 서로를 탓하지 않고, 끊임없이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팀이었다. 하루하루 쌓아가는 땀방울 속에는,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훈련을 함께 이끈 주장 김아준은 “약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드신 것 같은데, 재밌게 하시고 많이 배우고 가신다고 하셔서 좀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많이 친해졌으니까 다음에 또 좋은 기회로 오시면, 그때는 저희가 더 멋있고 재밌게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매일 방과 후 3시간씩 이어지는 고강도 훈련. 그들의 땀방울이 오래도록 농구 코트 위를 적셔주길 바란다.
한편, 홍대부중 농구부는 오는 1일 ‘2025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통영대회’에 출전해 다시 한 번 전국 무대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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