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한숨만 나오던 시즌이었습니다. 우승이 믿기지 않아요 ” - 위성우 감독 (아산 우리은행)
2월 16일 청주 KB스타즈 VS 아산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주축 선수의 FA 이적(박혜진, 최이샘)과 해외 진출(박지현)로 인해 얇아질 대로 얇아진 뎁스. 믿을 구석은 김단비 한 명뿐이었던 우리은행의 올 시즌 전망은 밝지 못했다. 하지만 팀의 1옵션 위성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이 다시 한번 빛났고, 시즌 내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경기력을 펼쳤다.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
우리은행 감독 부임 이후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위성우 감독에게도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남다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날 경기 전 후로 가진 매체 인터뷰에서 긴 시간 동안 감춰왔던 속내를 전했다.
“올 시즌은 그동안 감독 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그동안 좋은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했고, (김)단비까지 오면서 더욱 편해지나 싶었던 찰나에 주축 선수 대거 이탈이라는 시련이 왔죠. 시즌 전 선수 현황판을 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더라고요. 많은 연습만이 살길이라 봤고, 더욱 많은 시간 훈련을 진행했죠. 선수들이 물론 제 욕을 많이 했겠지만(웃음) 그래도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앞으로는 저를 더 믿어주지 않을까요? 운도 잘 따라준 시즌이네요. 단비, (이)명관이, (박)혜미 등등…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말도 안 되는 우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규리그 우승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기쁩니다.”
우리은행이 써낸 반전의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다가오는 플레이오프, 더 훌륭한 시즌 마무리를 준비한다. 물론 든든한 위성우 감독이 있기에 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냥 쏘라고! 괜찮으니까” - 김태술 감독 (고양 소노)
2월 11일 고양 소노 VS 울산 현대모비스
59-83으로 패색이 짙어진 경기 종료 7분 55초 전, 김태술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직전 공격, 숀 롱의 블록슛으로 돌파를 실패한 박종하를 향한 답답한 마음이 이유였다.
“(박)종하야! 들어가서 블록슛을 몇 개를 당하는 거야? 스톱 하라고 스톱! 연습할 때 중거리슛 그렇게 많이 연습했는데 계속 무리하게 레이업슛을 시도 하는 거야? 그냥 쏘라고 괜찮으니까!”
이후 박종하는 잔여 시간 코트를 밟지 못했고, 그대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그렇지만 팀의 미래로 성장해야할 자원을 향한 김태술 감독의 애정 어린 일침은 박종하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2월 17일 기준 소노의 현재 순위는 10위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외국 선수들의 공격력 저하 등 힘없는 경기력이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기쁜 소식이 소노를 기다린다. FIBA 브레이크 이후 부상 중인 이정현, 출산 휴가로 팀을 잠시 떠났던 앨런 윌리엄스가 복귀하는 것.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막고 싶을 것이다. 9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도 0.5경기다. 좋은 시즌 마무리를 위해서는 잔여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자세가 왜 그러냐?” - 전희철 감독 (서울 SK)
2월 12일 서울 SK VS 창원 LG
선두권 독주 체제를 이어가던 SK, FIBA 브레이크 이전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전성현과 정인덕에게 도합 6개의 3점슛을 내줬고, 아셈 마레이에게는 무려 21개의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수비에서 상대에게 내준 흐름, 리드 허용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기에 전희철 감독은 61-73의 스코어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2분 28초 전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랩을 하듯 선수들의 4쿼터 플레이 하나하나를 지적했다.
“(최)진수 슛을 영미(안영준)가 파울로 자르기 전에, 충분히 파울로 자를 수 있지 않았어? 왜 안 잘라? 왜 안 잘라? (허)일영이 슛 쏠 때는 컨테스트도 제대로 안 하고 손 내리면 끝나는 거냐? 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왜 그러는 거냐?”
느슨한 경기력을 가장 경계하는 전희철 감독의 일침이 다시 한번 효과를 본 것일까? 타임아웃 이후 SK는 김선형과 안영준의 연속 득점으로 67-73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비록 칼 타마요에게 연속 4점을 내주며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다시 한번 전희철 감독의 ‘분노’는 제대로 효과를 본 셈. FIBA 브레이크 이후 그들의 경기력이 기대되는 이유이지 않을까.
#사진_점프볼 DB (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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