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바 스포트라이트 9화] 조던 풀의 독립은 현재진행형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4 02: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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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2024-2025시즌 개막 후,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한 주 동안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12월 23일 기준)

동부 컨퍼런스는 조던 풀, 서부 컨퍼런스는 빅터 웸반야마가 그 주인공이다.

동부 컨퍼런스 – 독립은 현재진행형 by 조던 풀
 




+ 뜨거웠던 2주 : 조던 풀의 최근 여섯 경기 +
평균 35.1분 출전 23.2점 5.0 어시스트 3.7 리바운드 1.2 스틸
야투율 43.0%, 3점 슛 성공률 42.4% (경기당 4.7개 성공)

조던 풀의 2024-2025시즌 :
득점 커리어하이 (평균 20.8점)
어시스트 커리어하이 (평균 5.0개)
스틸 커리어하이 (평균 1.6개)

실책 커리어하이 (평균 3.6개)
워싱턴 위저즈 : 동부 컨퍼런스 15위

이번 시즌 조던 풀은 개막 전 쏟아진 각종 부정적인 평가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최근 여섯 경기 중 챙긴 2승 모두, 풀이 상대 에이스와의 화력전에서 밀리지 않은 덕분에 챙긴 전리품이었다. 맞대결 상대는 무려 니콜라 요키치와 라멜로 볼이었다. 리그 득점 2,3위와의 쇼다운에서 무릎 꿇지 않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풀이 이번 시즌을 얼마나 잘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조던 풀 vs 덴버 너게츠 : 39점 8어시스트 5리바운드/vs 샬럿 호네츠 : 27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

우선 출전시간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득점과 어시스트, 스틸에 있어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팀 오펜스에 적응하지 못해 허둥댔던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브라이언 키프 감독이 설정한 ‘빠르고 많이 뛰는 농구’는, 다행히 친정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풀은 원래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속공같이 빠른 볼 처리를 즐겼던 선수다. 그 리듬이 동료조차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불규칙해서 그렇지, 공격이 풀리는 날 30~40점은 우스운 수준이었다. 잊지 말자, 풀은 한때 스테픈 커리의 후계자로 불렸던 남자다.

단, 메인 볼 핸들러로서 실책도 동반 상승한 건 치명적이다. 트레이드 전엔 스테픈 커리&드레이먼드 그린과 호흡을 맞췄지만,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선수가 워싱턴 위저즈엔 없다. 골든스테이트가 설계한 치밀한 시스템을 벗어나니, 원래도 불안정했던 풀의 경기 운영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전히 더블팀, 헷지 대응방식은 미숙하다.

그래도 요즘 농구에서 백코트 에이스의 필수 요소인 상대 패스를 읽는 눈과 빠른 손 탑재에는 성공했다. 애초에 골든스테이트 시절엔 수비에서 아무런 장점이 없었던 선수다. 지금도 대인 수비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젠 ‘앞선 스틸 -> 속공 전환’ 옵션을 하나 더 늘렸다는 점에서 풀은 스스로 한 단계 발전에 성공했다. 이젠 단순히 막힌 공격을 뚫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어엿한 팀의 중심이다. 이제 스물다섯 살이지만, 풀의 성장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조던 풀과 워싱턴 위저즈 : 힘들지만, 우린 서로 괜찮아요!

오펜시브 레이팅 30위 (104.3)
디펜시브 레이팅 29위 (118.1)
경기당 실책 26위 (16.4개)

경기 페이스 4위 (103.3)
경기당 활동량 5위 (30.4km)

워싱턴 위저즈는 포인트가드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핸들러였던 타이어스 존스와 데니 아브디야가 모두 트레이드로 떠났고, 풀과 함께 루키인 칼튼 캐링턴이 그 역할을 나눠 맡았다. 거기에 경기 속도까지 빠르다 보니, 안정성 하락은 예상된 결과였던 셈이다.

다행히 워싱턴은 현재 성적에는 큰 관심이 없다. 직접 드래프트한 알렉상드르 사르와 칼튼 캐링턴, 빌랄 쿨리발리의 잠재력을 확인한 워싱턴은 풀과 카일 쿠즈마, 요나스 발렌슈나스 등을 전부 트레이드 매물로 올려놓았다. 현재 풀은 덴버 너게츠와 트레이드 루머가 뜨는 상황이다. 풀 입장에선 우승권 팀에 합류할 수 있고, 워싱턴은 지명권 확보와 샐러리 절약이 가능하니 가능만 하다면 서로 윈-윈인 셈이다. 과연 성장과 함께 제 궤도에 오른 풀이 새로운 여행길에 나설지, 아니면 입지를 굳힌 채 워싱턴의 중심으로 남을지. 모두의 관심이 워싱턴으로 향한다.

서부 컨퍼런스 – 지구 정복 예고편 by 빅터 웸반야마




+ 이거 뭐예요? : 빅터 웸반야마의 최근 다섯 경기 +
평균 32.1분 출전 29.0점 4.2어시스트 8.4리바운드 5.2블록슛
야투율 48.4%, 3점 슛 성공률 39.5% (경기당 3.4개 성공)

빅터 웸반야마의 2024-2025시즌 :
블록슛 리그 1위 (평균 3.8개)
usg%(해당 선수가 공격을 마무리하는 비율) 리그 4위 (31.0%)
제한구역 야투율 4위 (79.0%)

샌안토니오 스퍼스 : 서부 컨퍼런스 9위

직전 경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전, 빅터 웸반야마는 30점 10블록슛 7리바운드라는 괴이한 퍼포먼스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NBA 2년 차에 근육도 완전히 붙지 않았지만, 이미 웸반야마는 리그 최고 수비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더 무서운 건 현재까지 득점력을 놓고 봤을 땐 짧은 시간 내 ‘득점왕+수비왕’을 동시에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공수에서 무섭게 발전 중인 웸반야마의 고점은, NBA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당연히 경기 영향력이다. 221cm의 신장과 244cm라는 비현실적인 윙스팬 덕분에, 상대는 웸반야마의 근처에서 무리한 야투 시도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존재만으로도 상대 야투 제어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공격 역시 뚜렷한 약점이 없다. 선수들의 야투율이 가장 높아지는 곳이자 골대 밑 사각형 지역을 의미하는 제한구역에서도, 웸반야마는 리그 최상급의 마무리 실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거리를 가리지 않는 슈팅까지, 말 그대로 이전까지 없던 ‘신인류’라는 표현이 제일 잘 어울리는 선수다. 여기에 엘리트 핸들러 크리스 폴까지 합류한 결과, 웸반야마가 부담 없이 뛸 수 있는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효과는 순위로도 증명되었다. 지난 시즌 14위였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현재 플레이오프를 노릴 수 있는 9위까지 뛰어올랐다. 안 그래도 치열한 서부 전장에서, 확실한 슈퍼스타 없이 이 정도까지 반등한 건 엄청난 성과다. 앞으로의 계획 역시 명확하다. 이제 탱킹은 없다. 최대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달려야 한다. 이제 2년 차인 웸반야마에겐 높디높은 플레이오프 무대가 너무나 간절하다.

빅터 웸반야마와 샌안토니오 스퍼스 : 괜찮아, 천천히 올라가자

넷 레이팅 (공수 득실마진) : 리그 17위 (-1.4)
득점에서 어시스트가 차지하는 비율 : 리그 1위 (71.2%)
클러치 타임 승률 : 리그 2위 (72.7%)

폴의 존재 덕분에, 샌안토니오는 유망주로 가득하지만 정교한 공격 설정이 가능하다. 드래프트 1라운드4순위로 지명한 스테판 캐슬 역시 훌륭한 포인트 가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가득하다. 샌안토니오는 어시스트가 득점에 차지하는 비율이 리그에서 제일 높은 팀이다. 그만큼 공을 많이 돌리고, 코트 위 모두가 고르게 공 소유 시간을 가져간다.

이는 클러치 구간 승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베테랑의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은 집중력이 중요한 접전 승부에서 드러나기 쉬운 부정적인 변수를 제거해줬다. 여기에 웸반야마, 데빈 바셀 등 유망주들이 공격에서 크게 성장한 결과, 샌안토니오는 우승 후보팀도 절대 안심할 수 없는 복병으로 거듭났다. 이는 유망주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다.

‘신인류의 시대’ 선언 후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는 샌안토니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샌안토니오와 웸반야마의 농구는, 새로운 정복자의 등장을 알리는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사진=NBA 미디어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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