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은 2021-2022시즌을 맞아 해설위원, 최근 은퇴한 슈퍼스타 등과 함께 주간 MVP(국내, 외국선수 각 1명)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총 10경기를 대상으로 한 시즌 첫 주간 MVP는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추일승 해설위원이 선정했다. 추일승 해설위원의 눈을 사로잡은 MVP는 정성우(KT), 앤드류 니콜슨(한국가스공사)이었다.
국내선수 MVP 정성우(KT)
2경기 평균 23득점 3점슛 4.5개(성공률 64.3%) 2.5어시스트 1.5스틸
수원 KT의 시즌 첫 2경기 팀 내 최다득점 선수 자리에 정성우의 이름이 새겨질 거라 예상한 이가 얼마나 있었을까. 예상치 못한 활약이었기에 정성우의 활약은 더욱 짙은 잔상을 남겼다. 그야말로 ‘난세의 영웅’이었다.
KT는 시즌 개막 직전 허훈이 발목부상을 입어 전력에 타격을 입었다. 컵대회, 연습경기를 거치는 동안 캐디 라렌이 보여준 경기력도 신통치 않았다. 설상가상 양홍석마저 10일 원주 DB를 상대로 치른 홈 개막전에서 경기감각이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KT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헤맨 DB전. 정성우는 3점슛 2개 포함 17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분전했다. 특히 4쿼터에 9득점을 몰아넣으며 막판까지 DB를 괴롭혔다.
KT가 DB에 67-73으로 패해 분전도 빛이 바래는 듯했지만, 정성우에겐 보다 화려한 경기를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정성우는 친정팀 LG를 상대로 29득점을 퍼부으며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덕분에 KT도 시즌 첫 승(92-76)을 신고했다.
29득점은 정성우의 개인 최다득점이다. 종전 기록은 LG 소속이었던 지난 3월 28일 전주 KCC전에서 기록한 24득점이었다. 2경기 평균 기록은 23득점. 2경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2경기에서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국내선수는 정성우가 유일했다. 주간 MVP로 선정되기에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3점슛이었다. 정성우는 LG전에서 9개의 3점슛 가운데 무려 7개를 성공시켰다. 이 역시 3월 29일 KCC전에서 세운 개인 기록(4개)을 가뿐히 뛰어넘는 커리어-하이다. 3점슛이 들쑥날쑥하다는 세간의 평가까지 뒤집은 활약상이었던 셈이다. 지난 시즌까지 정성우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27.8%였다.
KT는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정성우, 김동욱을 영입했다. 허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최선의 자원들이었다. 정성우는 단 2경기 만에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KT로선 아직 허훈 없이 갈 길이 멀지만, ‘난세의 영웅’이 나타난 덕분에 한시름 덜고 초반 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추일승 코멘트
“허훈의 공백을 잘 메우며 팀의 연패를 막았다. LG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며 국내선수 득점 1위까지 올랐다. 2경기였던 데다 팀 성적도 1승 1패지만, 임팩트는 단연 정성우가 돋보였다. 정성우가 아니었다면, KT는 시즌 초반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2경기 모두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새 팀에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외국선수 MVP 앤드류 니콜슨(한국가스공사)
2경기 평균 30.5득점 3점슛 3개(성공률 66.7%) 6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동료들에게 “제러드 설린저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라며 자신감을 표할만했다. ‘가스공사 1호 외국선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KBL 무대를 밟은 니콜슨은 2경기에서 연달아 존재감을 발휘, 가스공사를 개막 2연승으로 이끌었다.
니콜슨의 활약은 시즌 개막 전부터 예견된 터였다. 컵대회와 연습경기를 거치며 폭발력을 발휘, 이미 각 팀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던 외국선수다. 니콜슨의 연습경기를 지켜본 한 팀 감독은 “살벌하다. 살벌해”라며 평가를 대신하기도 했다.
니콜슨의 화력은 시즌 개막 후에도 여전했다. 9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치른 KBL 데뷔경기에서 32득점을 몰아넣은 니콜슨은 10일 안양 KGC전에서도 3점슛 4개 포함 29득점, 기대를 모았던 오마리 스펠맨(26득점 12리바운드)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니콜슨의 화력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터진다. 뛰어난 슛 터치에 돌파력까지 두루 갖춰 팝아웃, 페이스업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보여주고 있다. 정효근의 부재가 아쉽지만, 가스공사가 진지하게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맞대결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김승기 KGC 감독은 가스공사와 니콜슨의 경쟁력에 대해 호평을 내렸다.
물론 아직 시즌은 길고, 니콜슨이 향후 나올 상대의 집중견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는 데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효근 공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공격은 ‘리얼’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가스공사가 니콜슨을 영입한 배경 역시 어느 상황에서든 득점이 가능한 스코어러였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의 외국선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단연 리카르도 포웰이이다. 니콜슨 역시 향후 가스공사의 역사를 논할 때 첫 손에 꼽히는 외국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일단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봤을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
추일승 코멘트
“그야말로 가스공사를 공동 1위로 ‘캐리’했다. 공격 범위가 넓어 국내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만들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의 임팩트가 있었다. 처음 봤을 땐 캐디 라렌(KT) 정도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굉장히 좋은 선수였다. G리그에서 니콜슨을 지도했던 지도자들의 얘기를 들었을 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수비가 약하고, 몸싸움을 싫어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켰다. 골밑, 외곽 등 KBL 팀들이 요구하는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오마리 스펠맨(KGC)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팀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니콜슨의 임팩트가 더 컸다.”
#사진_점프볼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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