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WKBL 경기력 저하, 현실적인 대안 시급하다

점프볼 / 기사승인 : 2025-04-18 06:01:1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 던진 대사가 아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경기력 저하가 두드러지는 WKBL을 보며 여기저기서 내뱉는 한탄이다.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을 잃은 지도 오래된 일. 저득점 양상,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제는(제발)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점프볼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저득점 양상 이유
위성우 감독

바뀐 몸싸움 기준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불리던 파울이 안 불리다 보니 이전보다 자유투가 줄어들었다. 아직 선수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다. 저득점이 나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발전해 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계속 저득점이 나오진 않을 거다. 득점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국제경쟁력이 올라가는 건 아니지 않나. FIBA의 판정 기조를 따라가다 보면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다.

김은혜 해설위원
시즌 개막 전 WKBL은 FIBA의 기준을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근데 직접 경기를 보니 몸싸움에 굉장히 관대하다. 팔을 끼는 것과 같은 불법적인 플레이가 계속 나오다 보니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적인 부분도 포함이 되겠지만 바뀐 몸싸움 기준에 대한 영향이 크다. 판정 기준이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경기 일정을 보면 특정 팀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구간이 있다. 이런 구간에 걸리면 마지막 경기는 저득점 양상이 나오다 패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 일정도 예년과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김기웅 아나운서
저득점이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외국선수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외국선수 덕에 리그 평균 득점은 높았지만, 국내선수 수치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박지수(갈라타사라이), 박지현(마요르카) 같은 주요 선수들이 떠나면서 유독 더 심해졌다. 그런 면에서 보면 스타 의존도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물론 NBA 같은 경우도 원투펀치, 에이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NBA는 이들이 득점을 끌고 가면 받쳐주는 선수들이 있다. 그러면서 이 선수들이 성장한다. 이런 부분에서 보면 아직 에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WKBL은 크다. 예전부터 인터뷰할 때마다 6개 팀 모두가 리빌딩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6개 팀 에이스끼리도 레벨이 갈리고 있다.

김일두 해설위원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리그 수준이 전체적으로 많이 하향됐다. 여자 농구 해설을 맡은 이후 중고등학교 경기까지 체크하고 있는데 선수 수급이 정말 힘든 상태다. 기본적인 것부터 보면 이거다. 리그로 보자면 6개 팀이 모두 1, 2명의 에이스에 의지하는 점이 큰 것 같다. 물론 이겨야 하니까 그럴 수 있지만, 쉬는 시간이 없다 보니 나중에 가면 지칠 수밖에 없다. 또한 6라운드까지 치른다. 그러면 선수에 대한 장단점을 너무 잘 알 수밖에 없다. 상대하는 팀은 갈수록 에이스만 막으려 할 텐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전한다. 이때 2, 3옵션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으니 많은 득점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지욱 편집장
WKBL 정상급 선수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들의 자리를 차지해야할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성장하지 않아 이 하락폭을 끌어올리지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 WKBL의 3점슛 성공률은 점점 떨어지는 중이다. 지난시즌(2023~2024)과 올 시즌에 3점슛 성공률 30%를 넘는 팀이 단 한 팀 뿐이다. 정통센터라 할만한 선수가 리그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페인트존 득점빈도가 줄고 외곽슛 시도가 느는데 확률이 안나오니 저득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경기력 개선 방안
위성우 감독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이 정체되어 있다. 외국선수 없이 국내선수들끼리 경기를 하다보니 생기는 문제점 중 하나다. 외국선수가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없어지니까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드러나는 거라고 본다. 단적인 예로 올 시즌 신인 3명(홍유순, 송윤하, 이민지)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좋은 선수들은 맞지만 박지수급이 아닌데도 이 정도로 하는 건 전체적으로 선수들 기량이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를 포함해서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기량 발전에 힘썼으면 좋겠다.

김은혜 해설위원
승리를 위해서는 당연히 수비 농구가 선행되는 게 맞다. 근데 모든 팀이 너무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공격에서 확실한 퍼포먼스를 살리지 못한다. 공격에 재능 있는 선수들보다 수비 위주의 선수 기용이 많다. 공격을 잘해도 수비를 못하면 경기를 못 뛰지 않나. 당연히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공격을 보여줘야 팬들이 열광하고 고득점이 나온다. 세계적인 추세는 많은 외곽슛을 던지고, 많은 활동량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WKBL을 보면 세계적인 추세와는 거리가 있지 않나 싶다.

김기웅 아나운서
냉정하게 말하면 평균 득점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질문과 조금 다른 의미의 답변이 될 수 있겠다. 일단 선수들끼리 슛을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망가는 느낌이 든다. 저연차 선수들이 많이 떨고 에이스를 찾기 위해 패스를 선택한다. 그런데 어떻게든 시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득점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신인 홍유순(신한은행), 이민지(우리은행), 송윤하(KB스타즈) 등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이 외의 젊은 선수들도 많이 기용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이 자신 있게 임한다면 재밌는 경기력과 인기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김일두 해설위원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심판 판정에 업다운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비디오 판독이 너무 많다. 해외리그는 비디오 판독을 하려면 작전타임을 불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보니 끊기는 경향이 많다. 치열하게 치고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한다. 파울 등이 아니라 경기 외적인 영향으로 흐름이 끊기면 뛰는 선수들 분위기까지 끊긴다. 해설할 때마다 느낀다. 선수들이 신나야 득점이 더 나온다.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겠지만, 긍정적인 건 아닌 것 같다. WKBL도 비디오 판독을 보려면 작전타임을 써야 하는 걸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지욱 편집장
근본적인 문제는 중-고교 무대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보는데 WKBL 연맹 차원에서 해결점을 찾는다면 외부 영입이 우선이다. 유망주들 죽인다는 얘기는 그만하자. 국내선수끼리 충분히 해보지 않았나. 한국농구 경쟁력이 약한데 그 안에서 그들만의 경쟁이 되니까 경기력은 점점 떨어지는데 연봉만 늘었다. 수준 낮은 선수들의 일자리를 주기 위한 일은 그만하자. 김단비가 원래 자리인 스몰포워드로 뛰고 강이슬도 본연의 슈터 역할을 해야 그들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겠나. 30대 중반이 된 김단비가 지배하는 리그가 되어서는 안된다. 김단비도 언제든지 밀릴 수 있는 리그가 되어야 한다. 외국선수 영입이 당장 어렵다면 아시아쿼터를 자유계약으로 풀고 국내선수 샐러리캡 안에 넣자. 그럼 수준급 일본 선수 영입할 수 있고 기량이 안되는 국내선수들에게 높은 연봉을 쓸 필요가 없다. 실력대로 돈 받고 현실 깨닫고 정신차리자는 얘기다.

30경기도 벅찬데 경기 수 늘린다!?
시즌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 관계자들 사이에서 향후 경기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취재 결과 현재까지는 논의만 됐을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부분은 없는 사안이었다. WKBL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설된 발전위원회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입해야 할 제도, 규칙 등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나온 안건 가운데 하나가 7라운드 확대였다. WKBL은 단일리그가 도입된 2007~2008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대부분 7라운드 팀별 35경기 체제로 진행됐다. 2019~2020시즌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조기 종료가 아니었다면 7라운드까지 치러질 예정이었다. 2009~2010시즌, 2011~2012시즌은 8라운드까지 진행돼 팀별로 40경기나 소화했다. 현재와 같은 30경기는 2019~2020시즌이 조기 종료된 이후부터 시행되고 있다. 외국선수 제도가 사라져 주축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경기력 저하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돼 생긴 변화였다.

 

경기 수가 다시 늘어난다면 스포츠토토 수익금도 증가하겠지만, 리그의 질적 저하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A팀 관계자는 “리그 발전과 경기 수 확대는 방향성이 다른 문제다. 일단 판정, 경기 운영 등 기본적인 부분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관중을 늘리는 건 다른 방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주말 4시에 경기가 시작되니 확실히 관중이 증가했고, 주말 경기를 늘릴 수도 있다. 경기수가 늘어나면 지금보다 더 경기력이 떨어질 것 같다. 한국 여자농구는 국내선수를 보호하고, 여자대표팀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B팀 감독은 조심스럽게 견해를 전했다. “장단점이 있을 텐데 지금 시점에서 다시 경기 수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다”라고 운을 뗀 B팀 감독은 “경기를 많이 치러서 좋은 부분만 있다면 40경기도, 50경기도 할 수 있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 팬들이 더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올 시즌처럼 막판까지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하는 시즌은 많지 않다. 전력이 두꺼운 팀은 그나마 낫겠지만 경기 수가 늘어난다고 선수를 더 폭넓게 기용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WKBL 팀들의 수준만 놓고 봤을 땐 30경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B팀 감독은 또한 “물론 7라운드는 골득실을 따지지 않고 상대 전적만으로 계산해서 편한 부분은 있다. 당장 시행되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 6개 팀에서 합리적으로 조율을 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_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

JUMPBALL MAGAZINE

공지사항

더보기

JUMPBALL SNS

 
 
바카라사이트 도라에몽카지노 바카라사이트
  • 친절한 링크:

  •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서울

    실시간카지노

    카지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