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슛만 보면 윤용준보다 좋은 선수는 보지 못했다." 상명대 고승진 감독은 신입생 가드 윤용준(181cm,G)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명대는 지난 30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선승관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경희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71-73으로 졌다.
치열한 접전 속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고 상명대가 초반 박인섭(176cm,G)과 윤용준의 연속 3점슛으로 6점까지 차이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3분 여 동안 점수 차를 잘 지킨다면 시즌 두 번째 승리에 다가설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상명대는 3분 동안 2점 밖에 넣지 못했고 그 사이 10실점하며 리드를 빼앗기며 역전패했다.
이날 상명대가 연장전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희대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면, 아마 경기 기사의 헤드라인은 새내기 윤용준이 장식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윤용준이 보여준 존재감은 강렬했다.
윤용준은 이날 32분 47초를 뛰면서 20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3점슛이다. 3점슛 9개를 던져 무려 6개를 성공시키는 고감도 적중률을 보여줬다. 전체 야투율 역시 50%(7/14)에 달할 정도로 야투 감각이 뛰어났다.
승리를 목전에 두고 역전패의 쓴맛을 봐야 했지만 상명대 선수단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 무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날 팀 공격을 주도했던 윤용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용준은 "경기를 마친 후 천안으로 내려오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형들이 (결과) 많이 아쉬워했다"면서도 "그래도 (박)인섭이 형, (최)준환이 형, (최)정환이 형 등 형들의 경기력이 살아났고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경희대전 패배를 계기로 앞으로 이기고 싶은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 앞으로를 내다봤을 때는 분명 희망적이었다"고 패배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안양고를 졸업한 윤용준은 적응기도 필요없이 첫해부터 상명대의 주전 가드로 자리잡았다.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6경기 평균 23분 7초 출전해 10.6점 2.3리바운드 3.0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 중이다.
10.6점은 최준환(11.3점)에 이어 평균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 때문에 벌써부터 올해 상명대 에이스는 신입생인 윤용준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윤용준의 최대강점은 슈팅 능력이다.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39.5%(17/43)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성공개수만 보면 전체 4위에 올라있다.
상명대 고승진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슛만 보면 윤용준보다 좋은 선수는 보지 못했다. 3점슛도 3점슛이지만 미드레인지 게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를 갖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프로 관계자들은 미드레인지 게임이 가능한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윤용준의 슈팅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고승진 감독은 한술 더 떠 "슛이 있는 데다 패스로 동료들의 찬스도 잘 볼 줄 안다. 픽-앤-롤도 곧 잘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에서 선택지가 다양하다. 큰 장점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윤용준은 이날 유독 손끝 감각이 긁히는 날이었다고 하자 "그렇지는 않다(웃음)"며 " 원래 슛을 쏠 때 생각이 많으면 잘 안 들어가는 편이다. 아무 생각없이 한골 넣자는 생각으로 쐈던 게 잘 들어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학년이니까 부담없이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려고 한다. 공격적인 부분에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장점을 잘 살리려고 한다. 슛도 더 자신감을 갖고 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과제는 수비다. 고등학교에서 대학로 올라온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겪는 문제다. 고승진 감독은 "어쨌든 이 선수들은 프로 무대를 바라보는 선수들이다. 프로에서 중용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외국 선수의 스크린을 빠져나올 줄 알아야 한다. 슬라이스(스크린 뒤로 도는 수비) 수비 등을 통해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용준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더 나은 자신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확실히 고등학교 농구보다 대학교 농구가 수비 전술이 다양하고 다른 점이 많다. 경희대전에서도 6점 이기고 있을 때, 수비 실수가 많았다. 그것 때문에 점수를 허용했고 멘탈이 나갔다"며 "상명대를 졸업하신 정성우 선배님의 수비 열정과 수비 하는 모습을 많이 보는 편이다. 정성우 선배님의 수비 열정을 리스펙트 하고 많이 닮으려고 한다"고 정성우(한국가스공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용준은 "믿고 기회를 주시는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 경기를 치르면서 동계 훈련 때 준비했던 것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이제 승리가 필요하다. 패했지만 어느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선 승수를 더 쌓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의 등장 역시 대학에서 봄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다. 고려대 양종윤(190cm,G), 성균관대 이제원(193cm,F), 한양대 손유찬(182cm,G) 등 각 팀에서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보장받으며 대학무대를 휩쓸 준비를 하고 있다. 윤용준은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이제 갓 대학무대에 데뷔한 어린 선수에게 많은 짐을 지우는 걸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활약상을 놓고 봤을 때 그의 성장이 곧 상명대의 미래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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