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슛 리그 1위 고려대 이동근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앞서 소개한 12명의 선수 외에, 각 팀에서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역시 출전 시간, 1차 스탯, 팀 내 비중을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 연세대 강지훈, 김승우, 이주영
강지훈은 현 대학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림 프로텍터 중 한 명으로 평가됩니다. 평균 출전 시간은 20분을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록은 9.6득점 9.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에 가깝습니다. 블록슛은 팀에서 가장 많은 14개입니다. 대학리그 전체를 봐도 강지훈보다 블록슛이 많은 선수는 4명밖에 없습니다. 경기당 파울은 0.6개에 불과합니다.
긴 슛 거리도 강지훈의 장점입니다. 이번 시즌 경기당 1개의 3점 슛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성공률은 22.2%로 낮지만, 슛을 던질 때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그리고 이제 2학년입니다. 지난 시즌 3점 슛 시도는 평균 0.5개, 성공률은 28.6%입니다. 수비 잘 하고 3점 슛 능력도 있는 202센티 장신은 KBL에서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김승우는 3점 슛 성공 전체 4위입니다. 50개를 던져 21개를 성공시켰습니다. 성공률은 42%입니다. 50개 이상 던진 선수 중 40% 이상 성공률은 김승우가 유일합니다. 30개 이상으로 기준을 낮춰도 배현식(44.7%)만 추가됩니다. 3점 슛 능력이 탁월한 용산고 출신의 새내기는 고등학교 선배 유기상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고 있습니다.
김승우의 출전 시간은 팀 내 2위입니다. 득점은 팀에서 가장 많습니다. 2점 슛 성공률 53.8%(28/52), 자유투 성공률 78.3%(18/23)로 효율이 높습니다. 득점만 많은 선수가 아닙니다. 준수한 일대일 수비에 어시스트 능력도 있습니다. KBL에 희소한 3&D 유형이고 장신 군단 연세대의 무패 행진에 김승우의 스페이싱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주영은 팀 내 출전 시간 1위입니다. 이민서가 부상으로 결장했던 시즌 초반, 이주영이 연세대의 백코트를 지켰습니다. 이민서 복귀 이후에는 리딩의 부담을 벗고 득점력을 높였습니다. 그것이 잘 드러난 경기가 6월 3일 성균관대, 6월 13일 건국대전입니다. 상위권에 자리한 두 팀과 경기에서 이주영은 팀에서 가장 많은 16득점, 20득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성균관대전 6득점, 건국대전 7득점 등 4쿼터에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주영은 팀 내 평균 득점 3위, 어시스트 2위, 리바운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틸과 자유투 시도는 가장 많습니다. 포지션 대비 큰 신장에 드리블, 슛, 패스를 모두 갖춘 이주영이 있어 연세대는 다양한 색깔의 농구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 고려대 이동근, 윤기찬, 석준휘
상반기 팀 고려대의 중심은 2학년 이동근과 문유현입니다. 이동근은 팀 내 가장 많은 리바운드와 블록슛으로 포스트를 단단하게 지켰습니다. 평균 3.3개의 블록슛은 전체 1위입니다. 평균 11.1개의 리바운드는 프레디(건국대)에 이어 전체 2위입니다. 수비만 좋은 선수가 아닙니다. 평균 득점은 팀 내 2위, 전체 20위입니다.
고려대는 상반기에 빅맨 없는 농구를 했습니다. 양준과 이도윤에 이어 박준형도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이동근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다행히 상반기 마지막 경기에 슈퍼 루키 이도윤이 합류했습니다. 이동근의 빅맨 수비 부담이 줄었습니다. 2위 자리도 불안했던 고려대가 이제는 왕좌를 되찾으려 하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는 이동근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빅맨들의 부상은 윤기찬의 출전 시간도 늘렸습니다. 지난 시즌 평균 16분 47초를 뛰었던 윤기찬이 올해는 25분 가까이 뛰고 있습니다. 특히 박준형의 부상 이후 두 게임 연속 29분을 뛰었습니다. 빅맨들의 결장으로 인한 수비 부담을 윤기찬도 분담해야 했습니다.
윤기찬은 팀 내 득점 4위입니다. 5월까지 출전한 여섯 경기 중 두 자릿수 득점 경기는 두 경기에 불과했습니다. 6월 세 경기는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습니다. 두 경기는 18분 09초와 15분 18초를 뛰었지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습니다. 29분 20초를 소화한 6월 28일 상명대전은 시즌 하이인 2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수비 부담이 줄고 득점 본능을 회복한 윤기찬이 MBC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세대에 김승우가 있다면 고려대에는 석준휘가 있습니다. 19세 대표팀 출신의 새내기는 팀 내 출전 시간 3위, 득점 3위, 어시스트 3위, 스틸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8일 상명대전은 석준휘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경기입니다. 속공 4개 포함 10개의 2점 슛을 모두 성공시키며 팀 내 최다인 23득점을 올렸습니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올 시즌 빠른 농구를 예고했습니다. 191센티의 장신 가드 석준휘는 빠른 농구에 최적화된 선수입니다. 포인트가드부터 스몰포워드까지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팀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과제는 3점 슛입니다. 한양대와 시즌 첫 경기에서 2개의 3점 슛을 성공한 이후, 23개를 시도해 3개만 넣었습니다.
▲ 건국대 김도연, 조환희
건국대의 공격 전술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프레디가 득점하거나, 프레디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외곽에서 3점 슛을 준비합니다. 후자의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한 선수는 김도연입니다. 김도연은 팀에서 가장 많은 22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고 이 기록은 리그 전체 2위입니다. 32.8%의 성공률은 10개 이상 3점 슛을 시도한 건국대 선수 중 가장 높습니다.
2점 슛 성공률도 팀 내 1위입니다. 시도는 경기당 2.8개로 많지 않습니다. 3점 슛 시도(67개)의 절반도 안 됩니다. 그러나 던지면 60.7%로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2022년 건국대는 프레디, 조환희, 백지웅 트리오를 앞세워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는 백지웅의 3점 슛이 없습니다. 김도연은 백지웅의 역할을 감당할 준비가 됐습니다.
프레디가 막히면? 조환희가 풀어줍니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선수입니다. 2022년 플레이오프에서 큰 경기에 강한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8강에서 15득점 5어시스트, 4강에서 8득점 14어시스트, 결승에서 24득점 4어시스트로 팀의 역대 최고 성적을 이끌었습니다. 황준삼 건국대 감독은 조환희가 “올해는 (2022년보다) 더 미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기록은 팀 내 출전 시간 2위, 득점 2위, 리바운드 2위, 어시스트 1위, 스틸 1위입니다. 32.3%의 필드골 성공률만 높이면 나무랄 데 없는 기록입니다. 건국대에는 스스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합니다. 조환희는 팀에서 그것을 가장 잘하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조환희의 경기력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경희대 안세준, 우상현
경희대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은 69.6점입니다. 배현식, 우상현, 안세준이 절반 이상인 36.8점을 합작했습니다. 안세준의 평균 득점은 2위 우상현보다 0.3점 적습니다. 출전 시간은 5분 이상 적으니 출전 시간 대비 득점은 더 많았습니다. 팀 내 평균 10분 이상 출전한 선수 중 3점 슛 성공률 2위입니다. 2점 슛 성공률도 51.7%로 준수합니다.
그런데 이 선수의 더 큰 가치는 수비에 있습니다. 196센티의 크지 않은 신장에도 블록슛 전체 4위의 림 프로텍팅 능력을 선보이며 짠물 수비 경희대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희대의 상반기 평균 실점은 60.9점입니다. 1위 연세대보다 1.1점만 많습니다. 평균 득점 7위의 팀이 공동 3위의 성적으로 상반기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우상현은 팀 내 출전 시간 1위, 득점 2위입니다. 2점 슛 성공률은 경기당 2개 이상 시도한 7명의 선수 중 가장 높습니다. 공격으로 전환할 때 가장 먼저 달렸고, 팀에서 가장 많은 21개의 속공을 마무리했습니다. 평균 30분 이상 출전했는데 턴오버는 0.9개입니다. 무리한 플레이가 별로 없습니다. 수비 공헌도도 높습니다. 스틸이 팀 내 2위, 전체 6위입니다.
고민은 3점 슛입니다. 2년 연속 28.2%를 기록했던 3점 슛 성공률이 15.4%로 반토막 났습니다. 경희대의 이번 시즌 3점 슛 성공률은 26%로 7위고, 그중 많은 지분이 우상현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 출전 시간은 30분이 넘습니다. 김현국 감독은 여전히 우상현의 외곽슛 능력을 신뢰합니다. 적극적인 수비와 궂은일도 우상현을 빼기 힘든 이유입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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