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상준 인터넷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 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원맨팀 아닌 트웰브맨팀” – 김효범 감독 (서울 삼성)
1월 9일 서울 삼성 VS 창원 LG
삼성이 접전 끝에 LG를 제압했다. 24점을 올린 코피 코번을 필두로 무려 6명이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아름다운 승리였다.
간만에 기록한 고른 득점 분포, 김효범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가진 매체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건넸다.
“우리 팀은 원맨 팀이 아니고, 원맨 팀이 되어서도 안 된다. 트웰브맨 팀이다. 12명의 선수들 누구나 수훈선수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원맨’팀이 아닌 ‘원팀’을 이야기한 김효범 감독의 진심을 느꼈을까? 삼성은 11일, 수원 KT까지 잡아내며 3연승을 내달렸다. 무엇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또다시 5명 이상이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것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한 명의 팀이 아닌 12인 엔트리 전원이 힘을 합쳐 만든 귀중한 3연승이었다.
“전반전 끝나고 감독님께 혼났죠… 뭐 하는 것 이냐고” – 오재현(서울 SK)
1월 10일 서울 SK VS 울산 현대모비스
오재현의 부상 투혼이 빛난 하루였다. 그는 3일 고양 소노와의 경기에서 다친 무릎의 여파로 2주간 결장이 예상되었으나 1주 만에 복귀, 17점을 기록하며 SK가 접전 끝에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일등공신으로 나섰다.
경기 종료 후 중계 방송사 인터뷰에서 오재현은 37-37, 동점으로 시작한 후반전 전희철 감독과의 후일담을 전했다.
“전반전 끝나고 (감독님께) 혼이 났다. 뭐 하는 것이냐고 말씀하셨다(웃음). 덕분에 3쿼터부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이제 좀 정신 차리는 것이냐고 말씀하시더라. 그나마 밥값을 한 것 같아 다행이다”
이후 SK는 12일 소노를 완벽하게 제압, 1위를 더욱 굳건하게 유지했다. 여기에는 팀의 위기 상황에서 희생정신으로 중무장한 오재현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도 안 끝났는데 왜!” – 위성우 감독 (아산 우리은행)
1월 12일 아산 우리은행 VS 부산 BNK썸
경기 종료 6분 41초 전, 넉넉한 격차(62-45)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 더 확실하게 승부를 매듭짓길 원했던 것.
“경기가 끝난 게 아닌데 왜 공 주고 안 움직이고 쳐다 보고만 있어! 경기가 안 끝났잖아!”
그렇게 따끔한 말을 들은 우리은행 선수단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시즌 2번째 BNK와의 맞대결 승리(73-56)를 챙길 수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아무리 큰 점수 차로 리드하고 있어도 느슨한 경기력을 보이면 곧바로 불호령을 내리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 큰 분노를 표출하며 긴장감을 유지한 바 있다.
격차가 1점이든 10점 차 이상이든, 코트 내에서 우리은행의 끈끈한 플레이를 요구하는 위성우 감독의 정신. 우리은행이 달라진 멤버 구성 속에서도 단독 2위를 유지하는 비결로 통하고 있다.
#사진_점프볼 DB (문복주, 유용우 기자, 김소희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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