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매치’ 웃은 강지훈 “동생 데리고 한번 해야죠”… 강영빈 “형이라고 안 봐줘”

신촌/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9 20: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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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신촌/정다윤 인터넷기자] 농구로 묶인 삼부자, 가족이라고 봐주는 건 없었다.

연세대는 29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명지대전에서 88-57 완승을 거두며 개막 6연승을 달렸다.

이날 눈길을 끈 건, ‘형제 대결’이었다. 연세대 3학년 강지훈(202cm, C)과 명지대 신입생 강영빈(194cm, C), 강을준 전 감독의 두 아들이 코트 위에서 맞붙은 ‘강을준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이전 연세대와 명지대의 맞대결이 있었지만, 동생 강영빈이 선발로 나서며 형제 매치업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세대는 강지훈은 17분 57초 동안 9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명지대 강영빈 역시 선발로 나서 6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당당히 맞섰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까지 형제끼리 뛰며 특별함을 더했다. 경기 후 만난 강지훈은 “윤호진 감독님께서 처음에 동생(강영빈)이 나온다고 하더라. 전광판을 보니까 동생 등번호가 적혀 있길래 ‘얘가 나오는구나’ 했다. 진짜 점프볼까지 뛸 줄은 몰랐는데, 잘 이겨서 좋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1쿼터, 강영빈이 속공을 몰고 들어오자 강지훈은 망설임 없이 블록을 꽂아 넣었다. 이어 2쿼터에는 포스트업으로 동생을 밀어붙이며 골밑 득점까지 챙겼다. 피 한 방울 섞였어도, 코트 위에서는 적이었다.

강지훈은 “포스트업은 자신 있었고, 형인데 동생 데리고 한번 해야죠(웃음). 영빈이가 골밑에서 파울을 너무 하더라. 휘슬은 안 불리고, 핑계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하나 찍었다”며 익살스럽게 답했다.

 

관중석에 있던 강을준 전 감독도 농담을 던졌다. “형이 동생 거를 떡블록하면 돼, 안 돼(웃음). 아빠한테 떡주먹을 한번 맞아야 되나”라며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강지훈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라며 능청스럽게 받아쳤다. 이어 “기사 보면 아빠가 집에서 화내려나(웃음)”라며 유쾌함을 더했다.

동생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강영빈은 “아무리 형이라도 안 봐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실력이 부족해도 리바운드만큼은 지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비해서 페이크하고 골밑 슛 넣는 연습을 개인적으로 야간에 했는데, 그걸 수행하지 못해서 내 잘못이다”라며, 형을 이기기 위해 “웨이트를 많이 해야될 것 같고 기본기가 부족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형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날 강지훈은 1쿼터 4리바운드 중 3개의 오펜스 리바운드를 따내며 세컨드 찬스를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강을준 전 감독은 이를 지켜보며 “지훈이는 더 잘할 수 있는데 들뜬 게 보인다. 골밑슛 몇 개 놓치던데(웃음)... 동생이랑 매치업돼서 마음이 편했는지 긴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전에는 조금 평소답지 않았다. 영빈이는 열심히 하고, 대학이 처음이다 보니 시스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지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나도 그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반성해야 될 경기다. 동생이 선발로 나오니까 들떠서 이지 샷도 놓친 것 같다. 그러나 팀적으로 수비가 잘됐고, 승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경기였다”고 인정했다. 아쉬움을 직시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했다.

 

이어 “동생은 오늘 잘했다. 잘 달리고, 오늘 해보니까 높이도 좋더라. 받아먹는 능력도 좋지만 웨이트를 더 보강하면 훨씬 좋아질 것 같다. 나도 더 할 수 있었는데 못한 게 아쉽다”며 동생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같은 코트에서 웃고, 경쟁했다. 농구는 이들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통하는 언어였다.

#사진_점프볼 DB, 정다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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