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수원 KT VS 원주 DB
KBL 팬 모두가 알던 허훈의 퍼포먼스가 제대로 나온 한 주였다. 허훈은 주중 3경기 평균 15.7점 7.3어시스트를 기록, KT가 2위 싸움을 이어가는 힘을 불어넣었다. 특히 29일 DB와의 맞대결 경기 종료 5분 3초 전에는 오마리 스펠맨의 블록슛을 완벽히 피하고, DB의 추격을 뿌리치는 3점슛(65-60)을 터트리는 승부사의 기질을 제대로 뽐내기까지 했다. 덕분에 KT 역시 끈끈한 팀 케미스트리를 발휘, 공동 2위로 올라서는 결과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막바지에서야 드러나는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팀의 저력, 그 중심에 있던 허훈이 전한 비결은 ‘끈끈한 팀 분위기’였다.
“제가 KT에 몸을 담은 7년 중 지금이 분위기가 제일 좋아요. 모두가 헌신하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경기를 치릅니다. 물론 2위하면 당연히 좋겠죠. 하지만 2위에 목숨을 건다면 부담감이 오거나, 몸이 경직될 수 있어요. 매번 투지 있고 간절하게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봐요.”
허훈의 말처럼, KT는 안정적인 4강 직행을 도모한다. 30일 창원 LG가 KCC에 승리(97-69)하며 다시 3위로 내려앉았지만, 곧바로 31일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가 있다. 이 경기 승리로 KT는 다시 도약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3월 3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VS 서울 SK
한국가스공사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자는 이적생 정성우였다. 팀이 72-74로 패할 위기에 처해있던 종료 3.3초 전, 정성우는 코너에서 3점슛을 성공했다. 정성우의 이 3점슛 1개는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둔 가스공사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 아름다운 득점이었다.
이적 후 곧바로 대구 팬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전한 정성우. 그는 경기 종료 후 매체 인터뷰에서 연신 믿기지 않는다는 말을 전했다. 그만큼 뿌듯함과 감격이 공존했던 순간이었을 터.
“가스공사로 이적한 첫 시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짓는 슛을 넣어서 기분이 좋네요. 결승 3점슛은 저도 다시 영상을 봐야 할 듯해요. 그 느낌을 온전히 못 느꼈어요. 아직도 뒷골이 당기는 기분인 게 제가 이런 슛을 처음 넣어봐요. 기쁘고 설레고 들뜨고 그렇네요!”
4연패 뒤 2연승으로 일궈낸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까지 긴 시간이 걸렸지만, 정성우의 활약이 없었다면 더 긴 시간이 걸렸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정성우는 가스공사의 ‘복덩이’가 아닐까.
3월 30일 부산 KCC VS 창원 LG
‘눈꽃 슈터’ 유기상의 공격력이 유난히 빛난 한 주였다. 지난 28일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는 27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개인 최다 득점을 올렸고, 이것에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3점슛 관련 기록까지 챙겼다.
30일 3점슛 8개 중 5개를 성공한 유기상은 4경기 연속 3점슛 5개 성공의 기록을 남겼다. 4경기 연속 3점슛 5개+ 성공은 KBL 역대로 봐도 단 7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이 같은 나오기 힘든 기록의 한 페이지에 유기상은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새겼다.
누구보다 유기상의 기록을 흐뭇하게 바라본 자는 바로 조상현 감독. 경기 후 조상현 감독은 유기상의 기록 뒷이야기를 전하는 데 바빴다. 그 속에는 고마운 미소가 포함됐다.
조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LG, 팀의 없어서는 안 될 1옵션 선수로 자리잡는 유기상의 퍼포먼스를 빼놓고서는 절대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유기상의 3점슛과 수비 에너지가 주는 영향력은 아주 크다.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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