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정지욱 편집장
제약을 두지 않는 답변을 하자고 기자들이 의견을 냈지만, 이번만큼은 나라도 극히 현실적인 답변을 해야 할 것 같다. 안준호 감독이 얘기했던 코피 코번은 절대 안된다. 능력을 끌어내기는커녕 우리 선수들이 코번을 돕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우연이든 어쨌든 현재 대표팀 구성이 젊은 선수들 위주다. 그렇다면 이들의 능력을 끌어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디드릭 로슨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KBL에서 이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심지어 기량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30대의 베테랑 김종규의 커리어하이 시즌까지 만들어줬으니 말다했다. 한국 감독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있으며 국내선수들의 특징도 잘 알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금액 부담을 덜어야 한다면 브라이언 그리핀을 추천한다. 농구협회 수준에서 제시할 수 있는 낮은 금액도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다. 무엇보다 열심히 뛴다. 득점이 아쉽지만 이정현, 문유현에게 열심히 스크린 걸고 상대 빅맨 열심히 막고 리바운드도 열심히 잡을거다. 귀화 작업이 따로 필요없는 라건아도 잊지 말자. 가장 쉬운 선택지다. 어렵게 귀화를 시켜서 국가대표로 활용한 선수인데 계약기간 끝났다고 너무 쉽게 저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귀화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한다면 니콜라 요키치만한 자원이 또 있겠나. 본인은 꾸준히 활약하면서 동시에 동료들까지 스텝업 시켜줄 선수다. 세르비아도 엄청나게 많은 스크린과 오프더볼 무브를 동반한 공격 시스템을 갖고 있다. 굳이 요키치가 없어도 그 시스템으로 월드컵 출전권을 따낼 정도였다. 그러나 요키치가 오면 그 시스템이 더 견고해진다. 어려울 때는 요키치가 직접 마무리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볼을 몰고 올 수도 있고, 속공도 가담한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더 할 나위없이 좋은 기둥이 되어줄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요키치가 좋아하는 맥주와 말타기 좋은 공간이 많다. 제주도로 모시고 싶다. 물론, 자국 국제대회도 개인 사정으로 건너뛰는 선수가 동아시아까지 와줄리는 없겠지만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는가.
만약 현 시스템에서 귀화를 택해야 한다면, 결국 두 가지로 밀고가야 한다. 우수한 재능과 경력이 기사화된 경우, 그리고 공신력 있는 단체의 수상 경력. 두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고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라면 로슨을 재소환하는 수밖에 없다. 로슨은 KBL에서 충분한 업적을 쌓았고 기사는 차고 넘친다. 네이버에서 로슨만 검색해도 수십페이지다. 안쪽을 지키는 빅맨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현 시점에서 그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선수가 없다면 안과 밖이 모두 가능하고 페이스&스페이스를 가능케 해줄 로슨이 가장 맞는 선수라고 본다.
최창환 기자
현역 NBA 선수 중 대표팀 경력, 연봉 등 현실적인 제약을 모두 빼고 1명만 꼽는다면 딱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요키치. 개인적으로는 루카 돈치치나 스테픈 커리 같은 스타일을 더 좋아하지만, 순수 기량만 놓고 보면 두말할 나위 없는 NBA 최고의 선수다. 아시아 레벨에서 뛴다면 국제대회에서도 트리플더블을 밥 먹듯이 할 것 같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요키치에게서 양질의 패스를 받으면서 뛴다면 국내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자리만 잘 잡으면 찰떡같은 패스가 올 테니 위치 선정이 좋아질 테고, 반대 상황에서의 하이-로우도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요키치가 직접 득점하면서 막힌 혈도 뚫어줄 수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어느 국가라도 요키치가 가세한다면 무조건 아시아컵 우승할 것 같다.
이재범 기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이유는 프로농구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아시아 무대 정상에 서는 정도로는 농구 인기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시즌 관중만 봐도 알 수 있다. 전 시즌보다 오히려 더 줄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1958년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 수모를 당했는데 관중은 전 시즌보다 늘었다. 아시아 무대 성적은 프로농구 흥행과 무관하다. 아시아컵은 이제 중계로 보기도 힘들다. 사람들이 보지도 못하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다고 무슨 인기에 영향을 주겠나? 최소한 올림픽이나 농구월드컵 같은 세계대회에서 메달권 성적을 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귀화선수 한 명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르브론 제임스나 스테픈 커리를 국가대표에 데려다 놓는 게 농구인기 회복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다. 만약 르브론이 귀화하면 NBA에서 은퇴한 뒤 KBL에서 1~2시즌을 뛰거나 KBL 어느 구단을 사서 아들들이 휘젓고 다닐 무대를 만들어줄지도 모르지 않는가?
NBA 슈퍼스타 누굴 대표팀에 갖다 놔도 아시아 무대는 거뜬히 접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의미 없는 가정인 걸 아니까 재미와 성적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선수를 뽑아봤다. 요키치와 야니스 아데토쿤보다. 우리나라 가드진의 외곽슛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 요키치의 맛있는 패스를 우리 선수들이 받아먹는 그림을 상상하니 실제로 그런 장면을 보게 되면 어떨지 매우 궁금하기도 하고 흥미로울 것 같다. 또, 요키치는 팀원들을 살리는 플레이에 최적화 되어 있고, 자신의 득점도 볼 줄 아는 선수이기 때문에 존재 자체만으로 팀의 전술이 될 수 있다. 파괴성을 고려했을 때는 아데토쿤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아데토쿤보 특유의 ‘닥돌’은 이미 NBA에서 검증된 공격기술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닥돌 치트키가 사용된다? 상대 수비수들이 그야말로 쩔쩔 매 나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가드, 포워드진은 아시아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빅맨 포지션은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귀화선수를 보유하면서 이제는 국내 빅맨들이 사실상 외국선수와 매치업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일대일로 완벽하게 막기는 쉽지 않다. 귀화선수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앤서니 데이비스가 최고의 카드가 아닐까 싶다. 데이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다. 리바운드, 블록슛 능력뿐만 아니라 가드와 미스매치가 되어도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다. NBA보다 수준이 낮은 아시아에서 뛴다면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수치 모두 훨씬 높아질 거라고 본다. 아마 트리플더블을 밥 먹듯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데이비스와 하윤기가 함께 뛴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우리나라의 골밑은 아시아 어느 나라와 붙어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
홍성한 기자
결국 빅맨 포지션을 뽑아야 하는 건데…일단 외곽슛 옵션이 없는 빅맨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코번 귀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사실 개인적으로 물음표가 먼저 나왔다. 큰 신장(210cm)에 비해 리바운드 적극성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수비는…여기까지 하겠다. 먼저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가정하면? 대부분 비슷할 것 같다. NBA 최고 레벨의 센터. 난 니콜라 요키치?(웃음) 아시아에서 뛴다면 단순 트리플더블을 넘어 평균 30점 20리바운드 15어시스트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혼자 사는 게 아니다. NBA에서 1경기에 19어시스트를 하는 센터다. 같이 뛰는 국내선수들 평균 득점도 최소 5점 이상은 더 올라갈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 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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