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대학농구 스타만들기 (2) 유기상을 닮고 싶은 순수청년 건국대 백경이 말하는 슛의 모든 것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6 14:30:0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서호민 기자] 농구계에서 전문 슈터 기근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에 프로에선 유기상(LG)이 차세대 슈터 계보를 이어갈 선수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뒤를 책임질 남자들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건국대 백경(190cm,F)은 분명 주목할 만한 선수다. 경복고 출신으로 1학년인 지난해 적응기도 필요없이 건국대 주전으로 올라선 그는 지금 대학농구에서 가장 핫한 슈터다. 하지만 우리는 백경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또 앞으로 어떤 농구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잘 모른다. 점프볼이 기획한 ‘대학농구 스타 만들기 프로젝트’ 두 번째 인터뷰이 백경을 만나 스타성을 가늠해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4월 호에 게재되었으며, 인터뷰는 3월 14일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서_공강이어서 쉬어야 할텐데 멀리 서울까지 와서 시간내줘서 고마워.
백_제가 더 감사하죠! 서 기자님이랑 밥도 먹고 카페에서 인터뷰랑 사진 촬영도 하고 좋은 시간이었어요. 확실히 서울 공기가 좋긴 좋네요. 미세먼지가 살짝 끼긴 했지만요. 모처럼 충주에서 벗어나 서울에 와서 기분도 내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 좋았어요.

서_시즌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어. 요즘 어떻게 지내?
백_평소와 크게 다르지는 않긴 한데 최근에는 새벽 운동을 하면서 경기에 뛸 몸과 체력을 만들고 있어요. 이외에도 아픈 곳을 치료하면서 몸 관리에 신경쓰고 있어요.

서_<대학농구 스타만들기 프로젝트> 1호 이주영의 선택을 받았어.
백_(이)주영이 형이 저를 추천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문)유현이 형 등 대학에서 스타성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저는 아직 그 정도 레벨의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해서 주영이 형, 유현이 형 같은 선수가 되어야죠. 주영이 형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아 참, 그러고 보니 어제 주영이 형 생일이었는데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하루가 지나도 답장이 안 오네요. 쬐금 섭섭하네요(웃음).

서_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자리잡았어. 지난 시즌을 돌이켜본다면?
_먼저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함이 커요. 대학에서 어떤 선수로 자리 잡아야 할지 감을 찾게 해준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자신감도 가지게 됐고요. 비록, 시즌 내내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건국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걸 느꼈어요.

서_연세대와 PO 4강전을 얘기 안 할 수가 없잖아. 경기 막판 역전 결승 3점포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돌이켜보면 어때?
백_지금 생각해보니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죠. (3점슛을 넣었을 때) 당시에는 가까이서 던진 것 같았는데 영상을 다시보니 딥쓰리였더라고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저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분비돼서 크게 포효하는 세리머니가 나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지난 과거이기 때문에 잊어버리고 다음을 준비하려고 해요.

서_원래 클러치 상황을 즐기는 편이야?
백_극한의 상황일수록 슛을 더 던지고 싶어요.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에요. 오히려 그런 상황을 더 즐기려고 하죠. 그래서인지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도 더 기다려지고 기대가 돼요. 

수원매산초, 삼일중, 경복고를 졸업한 백경은 유년기 시절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키도 작았고 농구적인 재능도 딱히 없었다. 그 역시 “삼일중 시절만 해도 나는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형들 물 떠나르는 선수였다”고 자신을 기억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운동을 쉬면서 키가 무려 20cm 가까이 자랐다. 스승 복도 컸다. 이한권, 노경석, 이시준, 이지원 등 현역 시절 프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받아 자신의 농구를 정립해나갔다.

서_농구는 언제부터 시작했어?
백_가족이 운동 집안이에요. 8살 차이 누나와 6살 차이 형이 있어요. 누나는 테니스 선수였고 형(백찬)은 매산초, 삼일중, 삼일고를 나와 성균관대까지 농구 선수 생활을 했어요. 초등학교 때 형을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된거죠. 형이 이현중 형 동기예요. 어렸을 때 현중이 형 집에 놀러가서 침대에서 WWE 레슬링 기술을 따라하며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서_형 백찬은 대학교 때까지만 농구를 하고 그만뒀잖아. 형이 농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아쉬움도 컸을 것 같아.
백_형이 키도 저보다 더 크고 슛도 좋아서 농구선수로서 더 메리트가 있었어요. 왜 그만뒀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 형이랑 같이 농구를 하면서 꼭 프로에 가서 성공하자라고 다짐했었는데, 형이 먼저 그만둬서 아쉬움이 크죠. 형이랑 평소에 농구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해요. 형이 농구 머리만 보면 저보다 더 나아요. 조언을 많이 해줘요. 개인 코치나 다름 없죠. 이런 형이 있다는 게 행운이에요. 나이 차는 많이 나도 서로 친구 같은 존재예요. 프로에 진출해 유명한 선수가 돼서 형의 못다한 꿈을 대신 이뤄주고 싶어요.

서_슈터로 자리잡은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백_원래 슈팅 능력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지금처럼 전문슈터는 아니었어요. 중학교 진학 이후 키가 안 컸어요. 170cm도 안 됐으니까요. 키가 작다보니 출전 시간도 적었고요. 그러다가 중3 때 코로나19가 터졌고 운동을 많이 쉬었어요. 쉬면서 잠을 많이 잤는데 고등학교 입학할 때쯤 20cm가 훌쩍 커버린거에요. 슈터로 완전히 자리잡은 건 경복고에 입학하면서부터예요. 선수라면 무언가 확실한 무기가 필요한데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전성현, 유기상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슈터가 내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됐죠.

서_스승을 잘 만난 덕도 컸다고 하는데.
백_맞아요. 이한권, 이시준, 노경석, 이지원 코치님 모두 프로에서 한가닥했던 분들이잖아요. 중학교 은사였던 노경석 코치님께선 슛이 워낙 좋으셔서 슈팅에서 사소한 팁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고등학교에선 임성인 코치님과 이지원 코치님께 농구를 배웠는데 지금 제 농구를 만들어주신 분들이죠. 특히 이지원 코치님께선 한 가지만 잘하는 걸 싫어하셨어요. 슛 외에 픽-앤-롤, 돌파 등 모든 공격을 다 할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하셨거든요. 덕분에 많은 플레이들을 배웠어요. 대학에 와선 문혁주 코치님께 동기부여, 자신감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굉장히 똑똑하신 분이거든요. 이전에 배우지 못한 가르침을 많이 받았어요.

서_슈터라는 포지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백_슛을 넣었을 때 그 특유의 쾌감과 희열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팀마다 꼭 슈터는 한명씩 필요하잖아요. 슛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그로 인해 지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요. 그게 슈터의 매력포인트인 것 같아요.

서_슈터로서 가장 큰 장점은 뭐야?
백_캐치-앤-슛이요.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게 슛 릴리즈를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또, 거리에 상관없이 3점슛을 쏠 수 있다는 점도 저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서_슈터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해?
백_자신감이죠. 들어가던 안들어가던 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이건 간에 자신있게 던지는 걸 가장 중요시 생각하려고 해요.

서_연습 루틴이 있어?
백_코트에 들어서면 골대 가까운 데서부터 먼저 슛을 던져요. 그러면서 마지막에 딥 쓰리 라인까지 점점 멀어져 가면서 연속으로 슛을 넣는 루틴. 매일 이렇게 하고 있어요.

서_가장 개선해야 될 부분은 뭐야?
백_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말을 많이들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더 보완하려고 하고 힘들 때마다 한발 더 뛰려고 해요.

서_존경하는 슈터는 누구야?
백_유기상 형을 보고 많이 따라하려고 해요. 프로에 가서는 2대2 능력도 향상됐고 미드레인지 점퍼, 골밑에서 외곽으로 돌아나와서 쏘는 슛 등 장점이 많아요. 연락하면서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팬심으로 기상이 형 경기는 꼭 챙겨봐요.

서_그렇다면 NBA, KBL에서 현역 최고 슈터는 누구라고 생각해?
백_NBA에선 데빈 부커가 최고 슈터라고 생각해요. KBL에선 허일영, 전성현, 유기상 형이 가장 뛰어난 슈터라고 생각해요. 그러고보니 세분 다 LG 소속이네요. 하하.

서_허일영, 전성현, 유기상을 꼽은 이유나 기준이 있을까?
백_세분 모두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국의 대표 슈터예요. 유기상 형은 슛폼도 이뻐서 보고 최대한 많이 닮으려고 해요. 전성현 형도 정관장에 있을 때부터 플레이오프 같이 큰 경기일수록 슈팅 감각이 더욱 날이 섰어요. 허일영 선배님은 말이 필요할까요. 허물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포물선을 자랑하시잖아요. 대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하고요. 하하.

서_대학 최고 센터 프레디랑 같이 뛰잖아. 슈터로서 프레디와 같이 뛰면서 얻는 파생효과가 클 것 같아. 실제로 함께 뛰면 어때?
백_리바운드 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슈터 입장에서도 믿고 자신있게 던질 수 있어요. 리바운드 두 개 중에 하나는 잡으니까 저와 같은 슈터에겐 어시스트나 다름 없는거죠. 올해도 (프)레디 형에 대한 기대가 커요.

서_타 팀 선수 중 ‘이 사람이랑은 한 번쯤 뛰어보고 싶다’하는 선수가 있다면?
백_연세대 이채형 형이에요. 수비에서 가드 중에 최고라고 생각해요. 스틸 능력도 뛰어나 같이 앞선에서 뛴다면 든든할 것 같아요. 동기인 김승우와도 한번 같이 뛰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은 멋진 별명이 붙어있다. 아직까지 백경을 대표하는 별명은 없다. 그래서 서 기자가 백경을 위해 멋진 별명을 하나 지어주려고 했다. ‘건국슈터’, ‘판다슈터’, ‘스마일슈터’ 등의 수식어가 떠올랐는데 아무래도 입에 붙지 않았다. 그러자 백경이 서기자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기자님, 왜 저번에 괴물슈터라는 타이틀로 기사 써주셨잖아요. 개인적으로 괴물슈터라는 타이틀이 굉장히 임팩트 있고 확 와닿았어요” 그래, 괴물슈터다! 그렇게 백경을 대표하는 별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서_별명을 몇 개 만들어봤는데 마음에 드는 별명이 있을까?
백_저는 괴물슈터라는 호칭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작년 종별선수권대회 때 기자님께서 괴물슈터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써주셨잖아요. 사실 종별대회 전에 슬럼프를 겪고 있다가 종별대회를 기점으로 슛감이 살아나 반등했는데 기사를 보고 굉장히 큰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얻었어요. 그때 이후로 더 힘을 얻었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게 됐어요.

서_농구 명문 경복고 출신이야.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어?
백_팀에서 권정인(경희대2)과 함께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똘끼 충만한 모습으로 형들 웃겨주고 후배들은 놀리며 울리기도 하고, 천진난만했었죠. 하하. 경복고 때. 너무 재밌었는데 지금도 그때가 그리워요. 경복고를 졸업한 선배님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매년 복농회(경복고 농구부 OB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경복고에 오길 잘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껴요.

서_1년 후배 이근준(소노)을 그렇게 많이 놀렸다던데?
백_(이)근준이가 대구 촌놈이에요(웃음). 고등학교 때 서울에 올라왔는데 대구 촌놈을 저희가 업어키우다시피 했죠. 근준이 별명이 ‘전구지(부추의 경상도 방언)’예요.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부추를 먹는데 전구지라고 하는거에요. 팀원들이 그걸 듣고 다 빵 터져서 그때부터 전구지라고 엄청 놀렸어요. 한번은 너무 심하게 놀렸더니 삐져서 며칠 동안 저랑 얘기도 안 했어요. 되게 귀엽죠? 하하. 제가 가장 아끼는 후배이자 친구예요.

서_프로에 먼저 진출한 이근준을 보며 부러움이 들 것 같기도 해.
백_당연히 부럽죠. 근준이랑은 거의 매일 연락하면서 지내요. 프로에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멋있고 기특하죠. 근준이와 프로에서 대결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해요. 이제는 프로 선수가 된 근준이한테 배울 점이 많아요. 슈터로서 슛 타이밍이 빠르잖아요. 조언을 구하고 프로 생활은 어떤지 물어보기도 해요. 다음주에는 용돈도 준대요. 하하.

서_신입생 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기대치가 더 커졌어. 올 시즌 목표는?
백_부담은 없어요. 여기서 역할이 추가된 것도 아니고 해야될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원래 하던 대로 자신있게 슛 던지고 수비 열심히 하면 돼요. 건국대가 시스템 농구를 추구하잖아요. 시스템에 잘 맞게 제 역할만 잘하면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봐요. 그리고 이제 상대 팀들도 저한테 집중 견제를 할텐데 3점슛 뿐만 아니라 미드레인지 점퍼, 돌파 레이업 등 다음 공격 루트를 차차 늘려나가고 싶어요.

 

▲건국우유 광고모델을 꿈꾸는 백경?!

서_스타란 어떤 의미일까.

백_백번 들어도 좋은 수식어인 것 같아요. 하나, 아직은 스타라는 칭호를 듣기에 부족한 점이 많죠. 진짜 스타라는 칭호를 들을 수 있을 정도까지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해요. 그 정도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서_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
백_팀에 언제든지 믿음을 줄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수비에서도 어떤 선수든지 다 막아내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슛’하면 백경이라는 이름이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서_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한마디 해줘.
백_작년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이를 계기로 팀이 더 끈끈해졌어요. 올해 끈끈함을 바탕으로 작년에 못 이뤘던 우승의 꿈을 꼭 이뤄낼 수 있도록 할게요.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올 시즌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백경 프로필+
생년월일: 2005.1.7
신장: 190cm
포지션_가드
출신학교_매산초-삼일중-경복고-건국대

#사진_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

JUMPBALL MAGAZINE

공지사항

더보기

JUMPBALL SNS

 
 
바카라사이트 도라에몽카지노 바카라사이트
  • 친절한 링크:

  •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바카라사이트 서울

    실시간카지노

    카지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