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함지훈, PO 최다 15시즌 진출
200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0순위에 선발된 함지훈은 2007-2008시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서 데뷔했다. 모비스는 2006-2007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2007-2008시즌에는 리빌딩에 들어갔다. 우승 주역인 양동근은 입대했고, 고(故) 크리스 윌리엄스는 외국선수 제도의 변화(자유계약→드래프트)로 모비스를 떠났다. 함지훈은 이 때문에 2007-2008시즌 9위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모비스는 2008-2009시즌에는 샐러리캡을 66.6%만 소진했음에도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함지훈은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선 이후 2024-2025시즌까지 17시즌 중 15번(데뷔 시즌과 나머지 1회는 코로나19로 시즌 중단된 2019-2020시즌)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2위는 김주성, 이현민, 주희정, 추승균의 13회. 함지훈을 제외한 현역 선수 가운데 최다는 송창용의 10회다. 이를 감안하면 함지훈의 15회 플레이오프 진출은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함지훈은 챔피언결정전에 5번 올라 5번 모두 챔피언에 등극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함지훈은 “(플레이오프 진출은) 혼자 아무리 잘 해도 할 수 없다. 저는 운 좋게 좋은 구단에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외국선수를 만나서 지금까지 좋은 성적이 났다”고 15회 플레이오프 진출을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 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저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동요하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정규리그와 차이가 나지 않도록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차이까지 설명했다.
처음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는 선수들은 긴장되고 설렌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함지훈은 15번째 플레이오프를 출전하고 있음에도 “매년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며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떨리는 건 똑같다”고 했다.
◆ PO 최다 진출 선수
1위 15시즌 함지훈
2위 13시즌 김주성, 이현민, 주희정, 추승균
6위 12시즌 강혁
7위 11시즌 박지현, 서장훈, 양동근, 이상민
※ 외국선수 최다는 9회 라건아와 애런 헤인즈
양동근은 선수 시절 언제나 겸손하게 답했다. 이는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양동근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은 뒤 “제가 최고라고 했던 적이 한 번도 없고, 생각했던 적도 없다. 말씀하신 것처럼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었던 선수다”라고 답했다.
양동근은 인정하지 않지만, 양동근과 함께 생활한 이들은 모두 양동근을 최고로 꼽는다. 김종규는 “우리는 양동근 시대에서 농구했다”고 극찬했다. 전태풍은 “(양동근은) 일등 회사 삼성, 나는 LG, 동근이는 현대, 나는 기아(웃음), 동근이는 나이키, 나는 아디다스. 다른 이야기 없어요”라며 비유를 통해 양동근을 치켜세웠다. 이대성은 “활동량, 우승을 이끄는 리더십, 정확한 슛 등으로 최고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상범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양동근보다 농구를 잘 했던 선수는 많다. 양동근이 훌륭한 건 한 팀을 6번 우승시킨 것이다. 기라성 같은 선수도 팀을 1~2번 우승 시킨다. 양동근은 6번이다. 훌륭한 선수”라며 6번 우승한 게 최고의 선수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상범 감독이 설명한 것처럼 양동근은 역대 최다인 6차례 챔피언에 등극했다. 양동근은 “하다 보니까 6번(우승)을 했다(웃음). 꼭 6번을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닌데, ‘더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아쉬운 경기들도 많다”고 했다.
김종근은 4개의 챔피언 반지를 가지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였던 2012-2013시즌 선수 등록을 했다면 챔피언 반지는 4개가 아닌 5개일 것이다. 그렇지만, 김종근은 우승팀 소속 선수였지만, 주축은 아니었다. 양동근은 다르다. 플레이오프 MVP 3회가 이를 증명한다. 더불어 정규리그 MVP 4회, 라운드 MVP(기존 월간 MVP 포함)는 7회, 9시즌 연속 베스트5 포함 비계량부문 21개 수상 등 남들이 넘보기 힘든 기록 보유자다.
양동근은 그 중에서도 6번 우승한 게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으로 여길 듯 하다. 실제로 양동근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6번 우승한 것이 가장 큰 자랑이고 그 자체로 저는 행복한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양동근은 “6번의 우승 중에서 제가 경기를 많이 뛰었을 때가 많다. 형들도 많이 도와주고, 동생들도 도와줘서 다같이 이뤄낸 우승이다”고 함지훈처럼 자신보다 동료들을 챙겼다.
양동근은 은퇴 후 현대모비스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이제는 지도자로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양동근은 “선수 때가 훨씬 재미있다. 도와주는 선수가 많아서 같이 미팅을 하며 상대 약점을 찾아서 경기를 뛰는 게 재미있었다”며 “지금은 제가 직접 뛰는 게 아니다”고 했다.
◆ 챔피언 최다 등극 선수
1위 6회 양동근
2위 5회 라건아, 추승균, 함지훈
5위 4회 김종근, 박종천, 양희종, 오세근
강혁은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1999-2000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문경은, 주희정 등의 식스맨으로 활약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부상당한 주희정의 공백을 메웠다. 창원 LG와 맞붙은 2000-200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당시 LG의 주포 조성원의 득점을 봉쇄하면서도 이규섭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절정은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2005-2006시즌이다.
기록에서도 이는 증명된다. 강혁은 정규리그 통산 561경기에 출전해 평균 8.3점 2.3리바운드 3.9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73경기에 나선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9.9점 2.0리바운드 4.3어시스트 1.4스틸을, 21경기를 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평균 11.1점 2.1리바운드 4.7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큰 경기일수록 기록이 더 좋아진다. 이 때문에 강혁은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불렸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손색 없는 건 강혁이 활약한 12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다면 1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이기도 하다. 이는 2008-2009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15시즌 연속 기록의 함지훈에 이어 역대 2위다.
강혁은 “운이 좋았다(웃음). 제가 군대 갔을 때 삼성이 플레이오프를 못 갔다. (삼성에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한 난 뒤에도 그랬다”며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좋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도 올라가고 우승도 했다. 행운이 따른 거다. 12시즌을 뛰고 은퇴했는데 12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가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정규리그보다는 플레이오프에서 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고 하자 강혁은 “정규리그도 중요하고 집중하는데 플레이오프에 가면 더 집중하고, 팬들이 많이 오셔서 즐기고 힘을 더 받았다. 기운이 더 났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또 플레이오프니까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가짐이 생겼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으로 첫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중인 강혁은 “서 있는 것과 뛰는 것의 차이가 있는데(웃음) 선수들은 지시를 받고 감독님께서 결정을 해주시면 그에 맞게 플레이를 하면 된다. 감독은 내가 지시를 하고 책임을 져야 해서 선수 시절보다 더 많이 준비하는 게 다르다”며 “설레임, 떨림이 있었지만, 지나니까 정규리그와 똑같다”고 선수와 감독으로 치르는 플레이오프 차이점도 들려줬다.
◆ PO 최다 연속 출전 선수
1위 15시즌 함지훈
2위 12시즌 강혁
3위 10시즌 서장훈
4위 9시즌 이현민
5위 8시즌 박지현, 양동근, 이승현, 차바위
10개 구단 중 6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들도 나뉜다.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한 팀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3~6위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세분화해서 가장 많이 4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선수를 찾아보면 11회의 추승균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건 6번,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4강에 오른 건 5번이다. 현대모비스는 2024-2025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정관장을 물리쳤다. 함지훈도 추승균과 같은 11번째 4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했다. 추승균은 더 나아가 챔피언결정전에 8번 진출했다. 이는 김주성과 같은 공동 1위다. 이 가운데 5차례 챔피언 등극을 경험했다.
추승균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게 편하긴 많이 편하다”며 “경기 감각을 무시 못해 4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 첫 경기를 질 때는 잘 져야 한다. 잘못 지면 계속 이어진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 다르다. 홈에서 먼저 하는 것도 크다. 무엇보다 몸으로 부딪히면 되겠구나 안 되겠구나 느낀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정규리그 3위가 챔피언에 등극한 건 5번이다. 그 중에 2번(2008-2009/2010-2011)을 경험한 추승균은 “정규리그 마지막에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6라운드 때 분위기를 타서 그 분위기로 치고 올라갔다”며 “우리는 우승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 가운데 2008-2009시즌에는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최종전을 치렀다. 플레이오프에서만 정규리그 2라운드와 비슷한 17경기를 뛴 것이다. 추승균은 “잘 먹고 잘 잤다. 나쁜 걸 아무 것도 안 하고 운동만 했다. 그래서 몸이 견뎠다”며 “좀 더 일찍 자서 수면을 늘리고,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많이 먹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무게보다는 가볍게 많이 매일 했다”고 돌아봤다.
◆ 4강 PO 최다 출전 선수
1위 11시즌 추승균, 함지훈
2위 10시즌 김주성, 양동근
5위 9시즌 양희종, 이상민, 표명일
주희정은 가장 많은 20시즌 동안 활약하며 13번 플레이오프 코트에 섰다. 이 가운데 2번을 제외한 11번을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건 2000-2001시즌(삼성)과 2012-2013시즌(SK)이다.
주희정은 “5할 승률을 해야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높다. 부상과 벤치 자원이 중요하다. 경기수가 많아서 부상이 나왔을 때 벤치 선수들이 도와주면 플레이오프는 간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외국선수다. 외국선수를 잘 뽑아야 한다”며 “우리 때는 가드와 센터만 있으면 6강은 간다. 거기에 슈터가 있으면 4강, 식스맨 자원이 풍부하고 외국선수가 좋으면 결승을 간다고 우스개소리를 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고 플레이오프 진출 필요 조건들을 나열했다.
11번의 6강 플레이오프 중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오른 건 6번이다. 주희정은 “정규리그 54경기 중 잘 했던 플레이나 외국선수와 손발이 잘 맞았던 플레이가 있다. 잘 했던 것만으로 딱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단기전이라서 그렇다”며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체력도 고갈되고, 긴장도 해서 몸이 처진다. 잘 하던 플레이를 응용하고 활용해서 퉁퉁퉁 나가야 한다”고 했다.
누구보다 몸 관리를 철저하게 했던 주희정은 “시즌 개막 전까지 몸을 엄청 올린다. 그럼 1라운드에서는 컨디션이 안 올라오지만, 2,3라운드부터 몸이 올라온다. 그럼 플레이오프에 갔을 때 40분 이상 뛰어도 그 다음날 회복이 바로 된다. 매시즌 그렇게 준비했다”며 “플레이오프까지 내다보고 오프 시즌 준비를 한다. 그래서 야생마처럼 뛰어다닐 수 있다. 체력이 되니까 상대를 압박하고 막아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만의 체력 관리 방법을 설명했다.
◆ 6강 PO 최다 출전 선수
1위 11시즌 이현민, 주희정
3위 10시즌 강혁
4위 8시즌 한호빈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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