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조원규 기자] 상명대가 달라졌다. 이번 시즌 대학리그 성적은 1승 5패.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 명지대를 상대로 1승을 수확한 것이 차이의 전부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다르다. 4월의 마지막 날, 상명대는 경희대와 연장 접전을 펼쳤다. 승리에 가까웠던 순간이 많았다. 뛸 수 있는 선수는 7명이 전부였다. 그 선수들이 사력을 다했다.
이번 시즌 상명대의 등록 선수는 10명이다. 재활 중인 김찬영은 아직 이번 시즌 출전 기록이 없다. 여기에 한영기와 위정우도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빅맨 한영기의 부상으로 최준환은 풀타임, 최정환은 43분 47초를 뛰어야 했다. 경기 전 고승전 상명대 감독은 “경희대에 장신들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상명대의 두 빅맨은 일당백이었다. 특히 최준환은 기대를 모았던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외곽슛만 던지는 선수, 외곽슛도 던지는 선수
최준환은 루키 시즌 대학리그 전 경기를 소화하며 평균 14.6득점 7리바운드 1.5블록슛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에 필드골 성공률 1위(61.3%), 3점 슛 성공률 3위(35.7%) 등 효율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득점, 필드골 성공률, 3점 슛 성공률이 모두 하락했다. ‘편하게 외곽에서 슛만 던지려 하는 선수’라는 부정적 평가가 따라왔다. 이번 시즌 초반도 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를 봤다면 그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최준환은 확률 높은 인사이드 공략에 외곽슛도 던지는 선수가 됐다. 그것은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18일 건국대전에서 50%의 필드골 성공률로 20득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지난 4경기 평균 (7개)보다 많은 10개를 잡았다. 30일 경희대전은 56%의 필드골 성공률로 15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10개로 두 게임 연속 더블더블이다.
공격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수비와 리바운드 경합도 적극적이다. 최준환은 상명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최준환이 중심을 잡아주는 상명대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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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명대 수호신 최준환 |
송정우와 최정환의 활약도 주목하자. 송정우는 평균 6.7득점 6리바운드, 최정환은 평균 3.5득점 2.7리바운드의 평범한 기록이다. 이날 경기도 4점 8리바운드, 7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에서의 영향력은 스탯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힘이 좋은 송정우는 빅맨 수비를 분담한다. 리바운드 경합도 필수다. 3점 슛 능력도 있다. 팀 내 출전 시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고 감독도 "우리 팀엔 (송)정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최정환은 경희대와 경기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6개)를 기록했다. 하이포스트에서의 피딩으로 동료들에게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상명대는 13개의 3점 슛을 넣었고, 그것에 최정환의 지분이 컸다.
▲ 3점 슛 10개 합작, 박인섭과 윤용준
3쿼터 5분 45초. 경희대의 13-0 런으로 점수 차가 14점이 됐다. 당돌한 새내기 윤용준이 3점 슛을 넣으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최준환과 홍동명의 득점을 도와 점수 차를 4점으로 줄였고, 53-45로 벌어졌을 때는 다시 추격의 3점 슛을 터뜨렸다.
4쿼터 후반, 선배 박인섭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개 연속 3점 슛으로 승부를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머리를 짧게 깎은 박인섭은 다부지게 수비했고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연장 초반은 상명대의 분위기였다. 윤용준과 박인섭이 백투백 3점 슛으로 6점 차 리드를 가져왔다. 윤용준은 버저비터에 가까운 점퍼와 2개의 스틸을 더하며 승부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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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점 슛 6개 포함 20득점을 기록한 루키 윤용준 |
동계 훈련이 끝날 무렵, 고 감독은 “지도자를 오래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윤용준보다 슛이 좋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윤용준은 이날 그것을 증명했다. 9개의 3점 슛을 던져 6개를 성공시켰다.
데뷔전부터 싹수가 보였다. 연세대와 개막전에서 10개의 3점 슛을 던져 5개를 넣었다. 경희대와 1차전에서는 6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지만, 이날 9개 시도 중 6개를 성공하며 빚을 갚았다.
박인섭은 “더 다부지게 했으면 좋겠다”는 고 감독의 바람을 실천했다. 머리를 짧게 깎은 박인섭은 다부지게 수비했고 팀 공격을 지휘했다. 실수가 나와도 위축되지 않았다. 이날 14점을 기록하며 건국대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건국대전은 24분 41초를 뛰며 15득점이다. 필드골 성공률은 75%였다. 이날은 26분 56초를 뛰며 14득점을 기록했다. 2점 슛 성공률(1/4, 25%)은 낮았지만 3점 슛 성공률(4/7, 57%)을 높였다.
인헌고의 팀 창단 후 첫 우승을 이끈 루키 김민국도 경기당 20분 이상을 소화하며 8.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와 파이팅이 좋아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다. 공 운반과 리딩에도 도움을 준다.
▲ 더 단단하게, 팀 상명대
상명대는 4학년이 두 명이다. 명지대전 승리의 주역 홍동명과 재활 중인 김찬영이다. 홍동명은 이날 부진했다. 그러나 한 방이 있다. 폭발력도 있다. 명지대전에서 4쿼터에만 3개의 3점 슛을 몰아넣으며 3년 만의 명지대전 승리를 이끌었다.
김찬영은 재활 중이다. 둘은 (프로필) 신장이 같다. 3점 슛이 장점인 것도 닮았다. 2023시즌 36.4%, 2024시즌 35.7%의 3점 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김찬영이 복귀하면 상명대의 화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위정우는 빠르고 공을 다루는 재간이 좋다. 스스로 득점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 잘 풀리는 날에는 막기 힘든 선수가 된다. 2023년 대학리그 고려대와 경기가 그랬다. 2쿼터까지 16점을 몰아넣으며 역대 대학리그 최대 이변 중 하나의 주역이 됐다.
한영기는 팀 내 최장신이다. 구력이 짧고 경기 경험도 부족하다. 그러나 최준환, 최정환에게 휴식을 줄 수 있다.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 선배들의 휴식이 한영기에게는 경험의 축적이다. 지금 이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고 감독은 “MBC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는 시기다. 신입생들이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더 단단한 조직력을 구축하는 기간이다. 또 다른 부상만 없으면 된다.
7명과 10명은 다르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빅 라인업과 스몰 라인업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압박 수비를 긴 시간 유지할 수 있다. 시즌 개막 전 고 감독이 “매일 6명, 7명만 뛰다가 9명, 10명이 뛸 수 있으니 너무 좋다”라고 한 이유다.
최준환은 건실했고 박인섭은 다부졌다. 윤용준은 당돌했고 김민국은 성실했다. 고참 홍동명과 송정우는 헌신적이었다. 최정환은 영리했다.
좋은 팀은 누가 코트에 나와도 제 역할을 한다. 상명대는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기를 했다. 패배에도 희망을 보는 이유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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